'LG 윙'/사진제공=LG전자
'LG 윙'/사진제공=LG전자
폴더블폰 진영에 맞설 LG전자의 야심작 'LG 윙'이 베일을 벗었다. 전면의 메인 스크린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숨어 있던 보조 스크린이 나오는 구조다. 과거 삼성전자가 내놓았던 이른바 '가로본능 폰'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다.

LG전자는 14일 오후 11시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열고 새 폼팩터(특정 기기 형태)인 'LG 윙'을 선보였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현재의 스마트폰 형태가 아닌 미래의 모습에 무게를 두고, 성장 가능성 있는 영역을 선제 발굴해 나가겠다는 LG 스마트폰의 새 전략이다. 트렌드를 빠르게 쫓는 소비자를 겨냥해 새롭고 혁신적인 기기로 차별화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도전"이라며 "LG 윙은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제품인 만큼, 변화와 탐험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시장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스위블 모드'로 멀티태스킹↑…'ㅜ' 'ㅗ' 'ㅏ' 형태로 활용 가능

LG 윙은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했던 직사각형의 '바'(플랫) 타입 스마트폰의 편의성과 함께,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두 화면을 모두 사용하거나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스위블(회전가능한) 모드'를 기기에 적용했다.

스위블 모드를 활용하면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메인 스크린으로 영상을 보면서 보조 스크린으로는 재생, 빨리감기 등 영상 컨트롤을 할 수 있다.
'LG 윙'/사진제공=LG전자
'LG 윙'/사진제공=LG전자
특히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플랫폼 파트너인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에서는 'PIP' 기능을 통해 메인 스크린에서는 유튜브 영상을 보며 보조 스크린에서는 다른 콘텐츠 목록을 보거나, 댓글을 작성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레이브, 픽토, 투비 등 다른 파트너사와도 협업해 LG 윙의 보조 스크린을 '실시간 채팅' '영상 추천 및 검색'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외 다양한 플랫폼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LG 윙에서 두 디스플레이를 모두 활용하는 확장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위블 모드를 통해 메인 스크린으로 대화면 영상을 시청하면서 보조 스크린으로 채팅을 하거나, 검색이 가능하다.

메인 스크린을 세로로 돌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서 세컨드 스크린으로 음악을 고르거나, 전화 수신자를 확인할 수도 있다.
'LG 윙'/사진제공=LG전자
'LG 윙'/사진제공=LG전자
소비자가 평소 즐겨 사용하는 앱 조합을 설정하는 '멀티 앱' 기능도 탑재됐다. 매번 앱을 선택할 필요 없이, 한 번의 터치로 메인 스크린과 세컨드 스크린에 즐겨 쓰는 앱이 나타난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 윙은 'ㅜ' 'ㅏ' 'ㅗ' 등의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소비자들이 세분화, 개인화된 생활 패턴에 맞게 상황에 따라 원하는 형태로 사용하면서 사용자 경험(UX)을 무한대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치 없는 전면 디스플레이…"영상·게임 몰입감 극대화"

LG 윙의 전면 디스플레이인 메인 스크린에는 6.8인치 화면의 '노치리스 올레드 풀비전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LG전자는 이같은 '노치리스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일체형 전면 카메라 대신 별도의 3200만 화소의 '팝업 카메라'를 적용했다. 이 카메라는 평소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전면 카메라를 실행하면 본체 상단에서 나타난다.

이로써 다른 스마트폰처럼 화면 전면에 시각적으로 방해가 되는 영역이 없어 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할 때 몰입감이 극대화됐다는 설명이다.
'LG 윙' 오로라 그레이/사진제공=LG전자
'LG 윙' 오로라 그레이/사진제공=LG전자
LG 윙은 스위블 모드로 영상을 시청할 때, 보조 스크린을 한 손으로 편하게 쥐고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립감 뿐만 아니라 스위블 모드로 영상을 볼 때 보조 스크린의 버튼이 눌리지 않도록 '그립 락' 기능도 적용했다.

영상 시청 시 화면 안에 일시정지 빨리감기 등 컨트롤 박스가 있던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LG 윙은 세컨드 스크린은 영상을 컨트롤하는 미디어 컨트롤러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세계최초 '짐벌 모션 카메라' 탑재…"누구든 수준급 촬영 가능"

6400만(광각)·1300만 (초광각)·1200만(초광각) 화소의 3개의 후면 카메라를 탑재한 LG 윙은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갖춘 폼팩터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짐벌 모션 카메라' 기능이 적용됐다.

짐벌은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등으로 영상을 촬영할 때 카메라가 흔들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전문 장비다.

짐벌 모션 카메라는 단말기가 심하게 흔들려도 기존 광학적 손떨림 보정(OIS)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작동으로 액션 신처럼 심하게 움직이는 상황도 무리 없이 촬영이 가능하다는 평을 받는다.

LG 윙은 스위블 모드로 촬영 시 스마트폰이 'ㅜ'자 형태가 되는데 짐벌 모션 카메라 기능을 통해 한 손으로도 편하고 안정감 있게 촬영할 수 있다. 기존 스마트폰에서는 가로 영상을 촬영할 때 두 손으로 양 끝을 잡아야 하는 불편함을 보완한 것이다.
'LG 윙'/사진제공=LG전자
'LG 윙'/사진제공=LG전자
LG 윙의 보조 스크린에는 △스마트폰을 움직이지 않고도 카메라 앵글을 조정할 수 있는 '조이스틱' △피사체를 상하좌우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락' 모드 △스마트폰이 빠르게 움직여도 카메라가 천천히 따라오는 '팔로우'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이 외에도 △수평하게 이동하며 상하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팬 팔로우' 모드 △다이나믹한 움직임 촬영에 적합한 'FPV' 모드 등 짐벌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 이로써 누구나 쉽게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새롭게 추가된 '듀얼 레코딩'도 적용됐다. 후면 카메라와 전면 팝업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 촬영자와 찍고 있는 화면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파일을 하나로 혹은 따로 저장할 지 선택할 수 있다. 화면비율도 활용하는 플랫폼에 맞춰 1:1이나 16:9으로 선택할 수 있다.

보조 스크린이 장착돼 영상 편집도 쉬워졌다. 편집할 영상은 메인 스크린에, 편집 도구는 보조 스크린으로 분리해 좀더 섬세한 편집이 가능해졌다. 또 지난 5월 출시된 'LG 벨벳'에 적용된 '타임랩스' '보이스 아웃포커스' 'ASMR' 등 '크리에이터트 킷'도 탑재됐다.

'경량화부터 떨어뜨리는 경우까지 대비'…LG 윙의 견고한 설계

'LG 윙'/사진제공=LG전자
'LG 윙'/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경량화에도 신경을 썼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합쳐놓은만큼 일반 스마트폰보다 휴대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LG 윙의 무게는 260g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다른 폴더블폰과 비교하면 더 가볍다. 복합 경량화 소재인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했고, 노트북 'LG 그램'의 경량화 노하우를 벤치마킹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제품의 외형과 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에 구멍을 내 전체 무게를 줄이는 '타공 기법'을 적용하는 등 경량화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또 기본모드나 스위블 모드에서 모두 무게 중심이 제품의 중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체 공학적 설계도 적용됐다. 장시간 들고 사용할 때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LG전자는 LG 윙의 전면 팝업 카메라로 촬영 중 제품을 떨어뜨리는 만일의 경우도 대비했다. 가속도 센서가 낙하를 감지하면 바닥에 떨어지기 전 카메라가 다시 제품 안으로 들어가도록 설계했다.

메인 스크린을 부드럽게 돌리기 위해서 자체 개발한 '모바일용 초소형 힌지'도 장착했다. 이 힌지에는 특수 설계된 '유압식 댐퍼' 기술이 적용돼 화면이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충격을 완화시켜준다고 LG전자는 말했다.
'LG 윙' 일루젼스카이/사진제공=LG전자
'LG 윙' 일루젼스카이/사진제공=LG전자
이밖에 회전 과정에서 보조 스크린에 스크래치를 내지 않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스크린 주변을 윤활성이 뛰어난 '폴리옥시메틸렌(POM)' 소재로 특수 처리했다. 메인 스크린이 회전 후 돌아오는 스위블 동작을 20만회 이상 반복 테스트해 스위블 동작에 대한 내구성도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IP54' 등급의 방수 기능 △퀄컴 '스냅드래곤 765G 5G' △4000밀리암페어시(mAh) 배터리 △8기가바이트(GB) 램(RAM) △128GB 저장용량(2TB 외장 메모리 카드 지원) △고속 및 무선 충전 등을 탑재했다.

정확한 출시일과 가격 등은 이날 행사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 출시되는 LG 윙의 국내 출시 시기는 내달 초, 가격은 100만원 초중반대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