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등 대규모 분양이 예정된 수도권 지역 중 경기 과천의 아파트 전셋값이 올 들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에서는 과천지구, 과천지식정보타운 등의 청약을 앞두고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한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 하지만 대단지 신축 아파트 입주로 전세 물량이 크게 늘었다.

새 아파트 입주 늘면서…과천 전셋값 '뚝'
14일 직방이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 8월 말까지 8개월간 과천의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7.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 하남(13.3%), 남양주(4.1%), 인천(4.0%), 부천(2.0%) 등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과천은 3기 신도시 예정지는 아니지만 과천지구(7100가구), 과천지식정보타운(8422가구) 등 공공택지에서 대규모 분양이 예정돼 있다.

경기도는 66만㎡ 이상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때 해당 시·군에서 1년(투기과열지구는 2년) 이상 거주한 청약자에게 30%를 우선 배정한다. 청약을 앞두고 전·월세 등을 활용한 실거주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실제 과천으로 이주한 인구는 늘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과천 인구는 작년 말 5만8289명에서 지난달 6만1902명으로 6.2% 늘어났다. 과천은 아파트 전세 수요도 적지 않다. 과천의 월별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매달 100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에는 104.4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길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과천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인 건 전세 물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과천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푸르지오써밋(1571가구)이 입주를 시작했다. 규모가 큰 신축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전세 물량이 많아져 인근 단지 전세 시세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과천푸르지오써밋이 입주를 시작한 직후인 4월과 5월 각각 -3.23%, -5.12% 급락했다.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입주가 추가로 예정돼 있어서다. 오는 12월 1317가구 규모의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과천주공7-1단지 재건축)이 입주를 시작하고 내년 1월에는 2128가구 규모의 과천위버필드(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입주도 예정돼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들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과천 아파트 전셋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