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수들은 어떤 투자자를 존경할까. 워런 버핏부터 손정의, ‘재야 고수’ 박현상까지 저마다 달랐다.

이서준 씨는 박현상 이태헌 씨와 마이클 버리를 꼽았다. 박현상 씨는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여수고래’로 불리는 유명 슈퍼 개미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거래하는 초단기매매를 바탕으로 2000년대 중반 각 증권사 실전투자대회를 휩쓸었다. 지금은 굿웨일즈라는 투자 법인을 세워 수백억원대 자금을 굴리고 있다. 직접 박씨를 찾아가 만났던 이씨는 “박현상 대표가 투자 마인드와 관련해 큰 도움을 줬다”며 “요즘은 단타뿐 아니라 성장성 있는 기업에 중장기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고래 박씨가 투자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손절매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더 크게 먹겠다고 물타기를 해선 절대 안 된다”며 “물타기는 깡통계좌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유사 투자자문업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이태헌 전문가에게선 기술적 분석과 실적 매매에 대한 감각을 배웠다”며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는 자신의 판단을 믿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뚝심이 정말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버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장 붕괴에 베팅해 큰돈을 번 투자자다.

임민수 씨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들었다. 임씨는 “손정의 회장은 기업인이지만 투자자로서도 배울 점이 많다”며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 남들이 뭐라 하든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가는 점은 투자에서도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윤지훈 씨는 워런 버핏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때문이다. 최동진 씨는 재야에서 활동하는 김영원 전문가를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로 꼽았다.

임근호/고윤상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