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험 섭외사원들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보험 섭외사원들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험 섭외사원은 보험설계사에게 단체 고객을 소개해 주는 특수고용직 종사자다.
1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제1민사부(부장판사 김문성)는 이모씨 등 4명이 A회사(보험대리업)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지급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1심도 이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 등은 2014~2018년 A사의 보험 섭외사원으로 일했다. 보험영업 대상지역의 회사를 탐색해 연락을 취한 후 섭외일정표를 작성해 A사에 보내는 것이 이들의 업무였다. 이후 A사에 소속된 보험설계사들이 이씨 등이 섭외한 회사를 방문해 보험상품 영업 업무를 했다.
이씨 등은 기본급을 받지 않고 월 20만~40만원의 출근수당과 보험 계약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으며 근무했다. 2018년 5월 퇴사를 하게 된 이씨 등이 사측에 퇴직금을 요구했으나, A사는 “이씨 등은 근로계약 대신 위탁계약을 맺었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했기 때문에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라며 지급을 거절했다. 이에 이씨 등은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사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접촉하는 회사의 양이나 근무시간 등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게 아니었고, 오히려 A사 측 관리자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받았다”며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A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A사의 승낙 없이 제3자를 고용하여 섭외업무를 대행하도록 할 수 없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이 인정된다”며 “원고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당했으나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활용해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것 만으로 쉽게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판결에 따라 이씨 등은 240만~275만원의 퇴직금을 받게 됐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1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제1민사부(부장판사 김문성)는 이모씨 등 4명이 A회사(보험대리업)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지급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1심도 이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 등은 2014~2018년 A사의 보험 섭외사원으로 일했다. 보험영업 대상지역의 회사를 탐색해 연락을 취한 후 섭외일정표를 작성해 A사에 보내는 것이 이들의 업무였다. 이후 A사에 소속된 보험설계사들이 이씨 등이 섭외한 회사를 방문해 보험상품 영업 업무를 했다.
이씨 등은 기본급을 받지 않고 월 20만~40만원의 출근수당과 보험 계약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으며 근무했다. 2018년 5월 퇴사를 하게 된 이씨 등이 사측에 퇴직금을 요구했으나, A사는 “이씨 등은 근로계약 대신 위탁계약을 맺었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했기 때문에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라며 지급을 거절했다. 이에 이씨 등은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사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접촉하는 회사의 양이나 근무시간 등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게 아니었고, 오히려 A사 측 관리자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받았다”며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A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A사의 승낙 없이 제3자를 고용하여 섭외업무를 대행하도록 할 수 없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이 인정된다”며 “원고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당했으나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활용해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것 만으로 쉽게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판결에 따라 이씨 등은 240만~275만원의 퇴직금을 받게 됐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