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경제 상황에 대해 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경제 상황에 대해 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지셨습니까"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대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경제'가 올해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미국 유권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더십 자질, 인종 등 경제 이슈 외의 사안들에 힘을 실으면서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미국 대선 동향까지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이번 대선에선 과거 대선에서 유권자 선택에 주요 잣대로 작용했던 경제 이슈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은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형상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역대 최장의 경기 확장, 완전고용 수준의 낮은 실업률, 주가 상승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는 단기간 최고 속도로 침체 국면에 다다르고 있다. 각종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미국 정부의 부채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 내 여론은 경제 이슈에 있어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올 7월 WSJ·NBC뉴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54%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대응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트럼프를 뽑지 않겠다는 응답이 많았던 것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문제다. 미국 경제 관리자로서 바이든 후보보다 낫다고 평가하는 사람조차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는 데는 주저한다는 게 통계로 나타났기 때문.

지난달 WSJ·NBC뉴스 여론조사에선 유권자 48%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이슈에선 더 나은 후보라 응답했지만 그에게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41%에 그쳤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경제 이슈에서 더 나은 후보라는 응답은 38%에 불과했으나 유권자 50%가 그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회복보다는 효과적 방역에 대한 정부의 자질, 리더십 등이 보다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35%는 코로나19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 답했다. 22%는 핵심 문제가 정부의 리더십에 있다고 평가했다. 실업을 비롯한 경제 전반 등 경제 이슈는 12%(3위)였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에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기를 잡기 위해선 경제 이슈를 부각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