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내 주거용 부동산으로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겁니다. 해외 간접투자 상품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합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사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부동산 자산관리 전략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부동산 관련 리서치 업무를 해온 김 소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부동산 전문가로 꼽힌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과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한투증권은 이달 초 금융자산이 30억원 이상인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담조직인 ‘GWM전략담당’을 신설했다. 패밀리오피스와 가업승계 등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자산승계연구소도 새로 문을 열었다.

부동산 전문가인 김 소장이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조직을 맡은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동안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조직은 오랜 기간 프라이빗뱅커(PB)로 자산관리 업무를 해온 증권맨 출신이 맡는 게 관례였다. 김 소장은 “국내 자산가들은 주택이나 빌딩 등 부동산 실물자산 보유 비중이 매우 높다”며 “부동산 전문가는 자산 승계 시 발생하는 부동산 관리나 세무 등 문제 해결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국내 주거용 부동산 위주의 자산 구조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 정책 기조를 이유로 제시했다. 그는 “기존에 갖고 있던 아파트 등 주거용 자산을 줄이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해외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으로 보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택근무 확산 추세에 맞춰 주거용 건물을 비즈니스 친화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 김 소장은 “‘비즈니스 노마드’를 중심으로 강원 제주 등지에서 숙박과 비즈니스가 결합한 복합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