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지역난방공사 이어 동양생명까지…"재무구조 악화 막자" 영구債 발행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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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크게 늘어난 지역난방공사
'회계상 자본' 영구채로 돌파구
보험사들, IFRS17 도입 대비
자본확충 위해 잇따라 발행
'회계상 자본' 영구채로 돌파구
보험사들, IFRS17 도입 대비
자본확충 위해 잇따라 발행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 기업들이 연이어 자본 확충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공기업까지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자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라도 낮춰보려는 움직임이다.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회사들도 공격적으로 영구채 발행에 뛰어들고 있다. 영구채는 발행회사가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지역난방공사가 영구채 카드를 꺼낸 것은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올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66%다. 2017년 말(212%)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2지구 등 신도시에 집단에너지 설비투자를 하면서 외부 차입을 늘린 결과다.
지역난방공사의 영구채 발행은 빚 부담에 짓눌리는 공기업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국내 36개 공기업의 채권 발행 잔액은 195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185조1000억원)보다 10조원 가까이 많은 규모로 공사채 발행이 폭발적으로 불어났던 2014년(207조8000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9월 공사채총량제를 폐지한 이후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사채총량제는 공기업 채권 발행 총량을 총부채의 60%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보험사들은 2023년 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쌓아둬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모든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적용되면 부채 증가로 자산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이런 이유로 지난 3~4년간 보험사들의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가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서도 신한생명(3000억원)과 DB생명(400억원)이 국내에서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늘렸다.
새롭게 발행 대열에 합류하는 기업이 늘면서 영구채 발행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 들어 16일까지 국내 기업(공기업 포함)이 발행한 영구채 규모는 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민간 기업과 강화된 건전성 규제에 대응하는 데 한창인 금융지주사들이 연이어 영구채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文정부 첫 공기업 영구채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15일 2500억원 규모 영구채(30년 만기 후 연장 가능)를 발행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기업이 자본 성격의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이전으로 범위를 넓혀도 2012년 한국서부발전(영구채 1000억원)과 2014년 한국가스공사(영구 교환사채 3986억원)가 발행한 것이 전부다.지역난방공사가 영구채 카드를 꺼낸 것은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올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66%다. 2017년 말(212%)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2지구 등 신도시에 집단에너지 설비투자를 하면서 외부 차입을 늘린 결과다.
지역난방공사의 영구채 발행은 빚 부담에 짓눌리는 공기업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국내 36개 공기업의 채권 발행 잔액은 195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185조1000억원)보다 10조원 가까이 많은 규모로 공사채 발행이 폭발적으로 불어났던 2014년(207조8000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9월 공사채총량제를 폐지한 이후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사채총량제는 공기업 채권 발행 총량을 총부채의 60%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보험사 발행도 불붙어
자본 확충이 절실한 보험사들도 영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양생명은 15일 3억달러(약 3500억원)어치 영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약 9억달러의 투자 수요를 확보해 대규모 자본 적립을 눈앞에 뒀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영구채 발행은 2018년 5월 KDB생명(2억달러) 이후 2년4개월 만이다.보험사들은 2023년 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쌓아둬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모든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적용되면 부채 증가로 자산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이런 이유로 지난 3~4년간 보험사들의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가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서도 신한생명(3000억원)과 DB생명(400억원)이 국내에서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늘렸다.
새롭게 발행 대열에 합류하는 기업이 늘면서 영구채 발행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 들어 16일까지 국내 기업(공기업 포함)이 발행한 영구채 규모는 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민간 기업과 강화된 건전성 규제에 대응하는 데 한창인 금융지주사들이 연이어 영구채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