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비밀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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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이 불을 밝혔다. 어둠이 내리기 직전,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었고, 궁은 화려하게 빛난다. 그런데 가운데 건물이 이상하다. 천장과 기둥 등 내부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실내 모습을 인쇄한 차단막으로 건물을 가려 놓아서 그렇다. 사진가 한성필이 수리 중인 건물의 외벽에 설치된 가림막과 그 주변의 풍경을 함께 담은 ‘파사드’ 시리즈의 하나로, 사진전 ‘비밀의 공간’ 전시작이다.
사람들은 대개 작품 속 왼쪽과 오른쪽 건물은 실제로, 가림막의 이미지는 허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사실 이 사진 속 사물들은 모두 실제가 아니다. 디지털 부호로 이뤄진 복제물이다. 건물, 가림막, 빛, 하늘이 렌즈를 통해 들어와 작품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일원이 돼 환상적인 장면을 이뤘다. 작가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이 같은 장면을 담아 진짜라고 가치를 두고 가짜라고 낮추보는 우리의 태도에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다른 프레임을 통해 보면 때론 한낱 복제품도 빛날 때가 있다. (소울아트스페이스 11월 17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사람들은 대개 작품 속 왼쪽과 오른쪽 건물은 실제로, 가림막의 이미지는 허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사실 이 사진 속 사물들은 모두 실제가 아니다. 디지털 부호로 이뤄진 복제물이다. 건물, 가림막, 빛, 하늘이 렌즈를 통해 들어와 작품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일원이 돼 환상적인 장면을 이뤘다. 작가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이 같은 장면을 담아 진짜라고 가치를 두고 가짜라고 낮추보는 우리의 태도에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다른 프레임을 통해 보면 때론 한낱 복제품도 빛날 때가 있다. (소울아트스페이스 11월 17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