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LG화학, 12월 1일 전지사업부 분사…"지금이 분할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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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이사회서 12월 1일 전지사업부 분할 결의
전담 신설 법인명은 'LG에너지솔루션' 예정
지배력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경영 전망
전담 신설 법인명은 'LG에너지솔루션' 예정
지배력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경영 전망
LG화학이 1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전지사업부 분사를 결의했다. 분할 기일은 12월 1일이다. 배터리 사업을 전담할 신설법인명은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정해졌다.
LG화학은 이번 회사분할에 대해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전지사업부는 전기차 등에 쓰이는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BMW, 벤츠, 테슬라, 현대차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SNE리서치는 LG화학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24.6%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이 올해 약 13조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에는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경쟁자들의 추격도 매섭다. SNE리서치는 중국 CATL이 23.5%, 일본 파나소닉이 20.4%의 점유율로 바짝 뒤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무기로 자국 배터리 기업들을 적극 육성하고 있어 LG화학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번 전지사업부 분할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1위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량은 150조원 규모다.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수주 물량을 확보한 만큼, 후발주자들과 격차를 벌리려면 생산설비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필요한 자금 규모가 막대했다.
LG화학은 내년 말까지 생산설비를 120GWh 규모로 확대하고 2023년까지 미국에 GM과 배터리 합작 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업계는 LG화학의 해외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하면 전지사업부 지분을 모두 보유하면서 기존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향후 상장(IPO)이나 지분 매각 등을 통한 투자금 확보도 용이해진다. 교보증권은 지난 3일 리포트에서 LG화학 전지사업부 가치를 약 56조원(2021년 예상 EV)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은 “IPO와 관련해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지분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경우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간 LG화학 전지사업부 분사설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다만 선행투자가 필요한 배터리 부문이 매년 적자를 내며 석유화학부문의 수익을 축내온 탓에 분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분사설에 대해 LG화학은 매번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만 밝혀왔다.
지난 2분기 전지사업부가 처음으로 영업이익 1555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각국의 친환경규제 강화와 맞물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IHS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향후 7년간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사하더라도 자립 가능한 기반이 갖춰졌다는 의미다.
연구개발(R&D)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배터리 업계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2배 크고 무게는 가벼우며, 안전성도 뛰어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이 한 단계 진보하는 시기에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차세대 배터리를 먼저 상용화하고 막대한 생산능력으로 경쟁자를 제압해야 한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00년대 초반 반도체 시장을 연상시킨다"며 "LG화학이 성공적으로 분사와 투자금 확보를 이룬다면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의 물적분할에 개인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인적분할을 하면 전지사업부에 대한 그룹 지배력이 33%로 줄어든다. 지분이 추가로 희석되는 상장을 선택하기도 어렵고 나머지 주주들의 구성이 바뀔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공격적인 투자와 경영을 위해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 확보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의 전지 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조직 운영도 필요했다. 경영·운영 효율성을 한층 높여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LG화학은 이번 회사분할에 대해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전지사업부는 전기차 등에 쓰이는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BMW, 벤츠, 테슬라, 현대차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SNE리서치는 LG화학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24.6%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이 올해 약 13조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에는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경쟁자들의 추격도 매섭다. SNE리서치는 중국 CATL이 23.5%, 일본 파나소닉이 20.4%의 점유율로 바짝 뒤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무기로 자국 배터리 기업들을 적극 육성하고 있어 LG화학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번 전지사업부 분할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1위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량은 150조원 규모다.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수주 물량을 확보한 만큼, 후발주자들과 격차를 벌리려면 생산설비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필요한 자금 규모가 막대했다.
LG화학은 내년 말까지 생산설비를 120GWh 규모로 확대하고 2023년까지 미국에 GM과 배터리 합작 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업계는 LG화학의 해외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하면 전지사업부 지분을 모두 보유하면서 기존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향후 상장(IPO)이나 지분 매각 등을 통한 투자금 확보도 용이해진다. 교보증권은 지난 3일 리포트에서 LG화학 전지사업부 가치를 약 56조원(2021년 예상 EV)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은 “IPO와 관련해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지분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경우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간 LG화학 전지사업부 분사설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다만 선행투자가 필요한 배터리 부문이 매년 적자를 내며 석유화학부문의 수익을 축내온 탓에 분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분사설에 대해 LG화학은 매번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만 밝혀왔다.
지난 2분기 전지사업부가 처음으로 영업이익 1555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각국의 친환경규제 강화와 맞물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IHS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향후 7년간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사하더라도 자립 가능한 기반이 갖춰졌다는 의미다.
연구개발(R&D)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배터리 업계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2배 크고 무게는 가벼우며, 안전성도 뛰어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이 한 단계 진보하는 시기에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차세대 배터리를 먼저 상용화하고 막대한 생산능력으로 경쟁자를 제압해야 한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00년대 초반 반도체 시장을 연상시킨다"며 "LG화학이 성공적으로 분사와 투자금 확보를 이룬다면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의 물적분할에 개인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인적분할을 하면 전지사업부에 대한 그룹 지배력이 33%로 줄어든다. 지분이 추가로 희석되는 상장을 선택하기도 어렵고 나머지 주주들의 구성이 바뀔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공격적인 투자와 경영을 위해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 확보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의 전지 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조직 운영도 필요했다. 경영·운영 효율성을 한층 높여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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