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되려면 여러 클럽으로 칩샷하는 ‘상상력’을 길러야 합니다.”

‘칩인’ 세 번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 정상에 선 이미림(30)의 스승 김송희 템포디올 이사(32)의 말이다. 당시 우승을 차지한 이미림은 정규라운드와 연장전까지 총 두 번 18번홀(파5)에서 경기했다. 공은 두 홀 모두 그린 왼쪽 비슷한 위치에 떨어졌지만 이미림은 각기 다른 클럽을 잡았다. 이글을 잡은 정규라운드에선 54도 웨지를 잡았고 우승을 확정한 연장 1차전에선 58도를 쳤다. 공을 좀 더 띄워 굴림으로써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김 이사는 “평소에도 모든 칩샷을 꼭 하나의 클럽으로 칠 필요는 없다고 선수들에게 말한다”며 “상황에 따라 피칭을 쳐야 할 때도 있고 5번 아이언을 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린 주변 쇼트게임은 ‘공식’처럼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여러 클럽을 자유자재로 다루면 위기 상황에서 탈출할 옵션이 늘어난다”고 했다.

물론 이 같은 상상력은 연습이 필수 조건. 연습량만이 스윙을 자유럽게 해준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그는 “하루라도 연습을 쉬면 선수들도 감을 잃는 것이 골프다. 50야드를 보낼 때도 피칭이나 9번 아이언, 8번 아이언 등을 써보면 훨씬 더 다양한 방법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