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미국 6대 증권사인 제프리증권과 업무협약을 맺고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지난 7년간 미래에셋대우와 동맹을 맺어온 제프리증권은 새 파트너사로 KB증권을 택했다. 해외시장을 놓고 국내 증권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증권, 美 6대 증권사 제프리와 업무협약…해외시장 공략 '가속페달'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12월 제프리증권과 주식영업 부문 협업을 시작한다. 양사는 리서치센터 자료를 공유하고 양국에서 공동으로 보고서도 낼 예정이다. ‘제프리-KB증권’ 또는 ‘KB-제프리증권’ 같은 공동브랜드를 쓰는 방식이다. 제프리증권은 KB증권의 보고서 등을 활용해 세계 기관투자가에게 한국 시장 상황을 전하게 된다. KB증권도 국내 기관투자가에게 제프리증권의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KB증권 고위관계자는 “주식 부문에서 시작해 투자은행(IB) 부문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등에는 함께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리증권이 KB증권의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셈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제프리증권은 설립 60년이 넘은 글로벌 9위 증권사다. 영국 런던과 홍콩 등 세계 30여 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한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다른 대형 글로벌 증권사들과 달리 제프리증권은 그동안 국내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시장을 공략해왔다. 2013년부터 7년간 미래에셋대우와 협업했다.

제프리와 미래에셋대우가 7년 만에 협업을 종료함에 따라 KB 외에 다른 국내 대형 증권사도 제프리증권과 손잡기 위해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증권 측은 KB증권이 속한 KB금융의 안정성과 KB증권의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KB증권은 올 2분기 영업이익(2302억원)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29%, 63% 급증했다. 온라인 고객 자산이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브로커리지 수입이 증가한 데다 해외 주식 거래 고객이 급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 최초의 구독경제 모델 자산관리 서비스인 프라임클럽 가입자가 2만 명을 넘어섰고,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글로벌원마켓 가입자는 연초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채권발행시장(DCM)에선 2011년 이후 10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작년(22.4%)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최근에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예정 중인 원스토어의 대표주관사로 낙점되는 등 IPO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KB증권 측은 “이번 협약으로 IPO 비즈니스나 블록딜 주관사 경쟁을 할 때 해외 증권사와 동등한 수준의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게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등으로 협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