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논란' 민주당 대체 왜 이러나…"지지층만 챙기는 전략"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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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연일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1일 1논란'이란 비판이 나올 정도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막말과 설화 논란을 자초해서다.
지난 1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특혜 군 휴가' 의혹을 방어하다가 서씨가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란 말을 실천한 것이라고 언급한 게 화룡점정을 찍었다.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 이전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주인을 무는 개"라는 표현이 여당 의원 입에서 튀어나오기도 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이같은 무리수 행보는 지난해 '조국 논란' 이후 진영 논리 대립이 지속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 소속 의원 수 자체가 많아진 것도 한 요인. 중도층을 공략하는 '외연 확장'보다는 철저한 '지지층 결집' 전략을 택한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민주당 인사들은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을 무리하게 방어하다 최근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건 제보자를 범죄자 취급하는가 하면, 급기야는 추미애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해 야당의 반발이 빗발쳤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 군인본분, 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논평은 당장 반발에 직면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반칙과 특권에 왜 난데없는 안중근 의사를 끌어들이냐. 장관 아들 한 사람 구하려다 집권 여당이 이성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서ㅇㅇ 의사(추 장관의 아들)에 대한 국가서훈을 추진하자. 그 아픈 무릎을 가지고 범인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초인적 인내와 노력으로 실밥을 뽑고 귀환하셨다"며 "사병들 인권 향상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으니 인권상도 드려야죠. 옛날엔 탈영하면 영창 갔는데 이젠 보훈처 간다"고 비꼬았다. 비판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관련 부분을 삭제한 뒤 수정 논평을 냈다. 그래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오늘 대변인 논평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논평하겠다"고 했다.
뿐만이 아니다. 홍영표 의원은 같은날(16일) 오전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장에서 "쿠데타 세력이 국회에서 추미애 공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소속 군 장성 출신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를 두고 또 다른 '색깔론'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추 장관 아들 휴가 의혹에 대해 "(휴가 연장은) 전화, 메일, 카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여당이 추미애 장관을 감싸려 군 기강을 흔든다며 반발했다.
김용민 의원은 같은날(15일)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에 대한 의혹 제기는 검찰개혁 방해'라는 취지로 주장해 논란이 됐다. 그는 "검찰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장수(추미애 장관)를 피투성이로 만들어 주저앉히려는 자들이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희 의원은 앞선 13일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의혹을 공익제보한 당시 당직사병 현모 씨 실명을 공개하고 '단독범' 등의 표현을 사용해 질타를 받았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9일 "(추미애 아들이 근무한)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8일 정청래 의원은 한 방송에서 보좌관이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문의 전화를 한 것을 "우리가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 좀 주세요'하면 이게 청탁이냐"고 비유하는가 하면, 이달 1일에는 설훈 의원이 "추미애 장관 아들은 (몸이 아파) 안 가도 되는 군대를 갔다. 오히려 칭찬해줘야 한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추미애 장관 논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원욱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주인을 무는 개"라고 표현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던 여당 의원들까지 지지층에게 어필하려다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안중근 논평을 한) 박성준 의원은 평소 점잖고 합리적 성격으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런 논평을 한 것은) 민주당 전체가 추미애 감싸기, 서일병 구하기에 매몰되어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걸러져야 할 문구조차 박 의원이 거르지 못했다면 민주당 전체의 이상 신호다. 동종교배에 사로잡힌 집단사고(group thinking)의 폐해"라며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온갖 억지 논리로 추 장관 비호에 나선다. 지난해 조국 사수에 매몰됐던 데자뷔"라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추미애 장관이 현재 정권 수사를 하는 검사들을 '탄압'하고 있다. 만약 추미애 장관이 물러나면 현 정권에 대한 수사에 불이 붙을 수 있다"며 "밀리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과거 정권은 이 정도 논란이면 지지율이 30% 선까진 하락했지만 현 정권은 여전히 4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여권에선 중도층을 공략하기보단 철저히 내 편을 챙기는 게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지층이 반대하는 정책도 과감히 시행하다 지지율이 급락했다. 현 정권은 철저히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전략 같다"고 평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지난 1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특혜 군 휴가' 의혹을 방어하다가 서씨가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란 말을 실천한 것이라고 언급한 게 화룡점정을 찍었다.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 이전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주인을 무는 개"라는 표현이 여당 의원 입에서 튀어나오기도 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이같은 무리수 행보는 지난해 '조국 논란' 이후 진영 논리 대립이 지속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 소속 의원 수 자체가 많아진 것도 한 요인. 중도층을 공략하는 '외연 확장'보다는 철저한 '지지층 결집' 전략을 택한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민주당 인사들은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을 무리하게 방어하다 최근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건 제보자를 범죄자 취급하는가 하면, 급기야는 추미애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해 야당의 반발이 빗발쳤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 군인본분, 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논평은 당장 반발에 직면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반칙과 특권에 왜 난데없는 안중근 의사를 끌어들이냐. 장관 아들 한 사람 구하려다 집권 여당이 이성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서ㅇㅇ 의사(추 장관의 아들)에 대한 국가서훈을 추진하자. 그 아픈 무릎을 가지고 범인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초인적 인내와 노력으로 실밥을 뽑고 귀환하셨다"며 "사병들 인권 향상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으니 인권상도 드려야죠. 옛날엔 탈영하면 영창 갔는데 이젠 보훈처 간다"고 비꼬았다. 비판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관련 부분을 삭제한 뒤 수정 논평을 냈다. 그래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오늘 대변인 논평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논평하겠다"고 했다.
뿐만이 아니다. 홍영표 의원은 같은날(16일) 오전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장에서 "쿠데타 세력이 국회에서 추미애 공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소속 군 장성 출신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를 두고 또 다른 '색깔론'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추 장관 아들 휴가 의혹에 대해 "(휴가 연장은) 전화, 메일, 카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여당이 추미애 장관을 감싸려 군 기강을 흔든다며 반발했다.
김용민 의원은 같은날(15일)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에 대한 의혹 제기는 검찰개혁 방해'라는 취지로 주장해 논란이 됐다. 그는 "검찰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장수(추미애 장관)를 피투성이로 만들어 주저앉히려는 자들이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희 의원은 앞선 13일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의혹을 공익제보한 당시 당직사병 현모 씨 실명을 공개하고 '단독범' 등의 표현을 사용해 질타를 받았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9일 "(추미애 아들이 근무한)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8일 정청래 의원은 한 방송에서 보좌관이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문의 전화를 한 것을 "우리가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 좀 주세요'하면 이게 청탁이냐"고 비유하는가 하면, 이달 1일에는 설훈 의원이 "추미애 장관 아들은 (몸이 아파) 안 가도 되는 군대를 갔다. 오히려 칭찬해줘야 한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추미애 장관 논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원욱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주인을 무는 개"라고 표현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던 여당 의원들까지 지지층에게 어필하려다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안중근 논평을 한) 박성준 의원은 평소 점잖고 합리적 성격으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런 논평을 한 것은) 민주당 전체가 추미애 감싸기, 서일병 구하기에 매몰되어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걸러져야 할 문구조차 박 의원이 거르지 못했다면 민주당 전체의 이상 신호다. 동종교배에 사로잡힌 집단사고(group thinking)의 폐해"라며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온갖 억지 논리로 추 장관 비호에 나선다. 지난해 조국 사수에 매몰됐던 데자뷔"라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추미애 장관이 현재 정권 수사를 하는 검사들을 '탄압'하고 있다. 만약 추미애 장관이 물러나면 현 정권에 대한 수사에 불이 붙을 수 있다"며 "밀리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과거 정권은 이 정도 논란이면 지지율이 30% 선까진 하락했지만 현 정권은 여전히 4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여권에선 중도층을 공략하기보단 철저히 내 편을 챙기는 게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지층이 반대하는 정책도 과감히 시행하다 지지율이 급락했다. 현 정권은 철저히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전략 같다"고 평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