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향 먹이에 해바라기 채집 늘어 생산량 29~57% 급증
아몬드·배·사과 등 다른 수분 곤충 의존 작물로 연구 확대
사냥개에게 잡으려고 하는 사냥감의 냄새를 먼저 맡게 한 뒤 후각을 이용해 이를 추적하는 것처럼 꿀벌에게도 후각 훈련을 통해 특정 작물에 수분 활동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교' 생물다양성·실험생물학과 월터 파리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꿀벌에게 해바라기 향이 나는 먹이를 준 결과, 해바라기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는 실험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꿀벌이 봉군 내에서 (먹이와 함께) 제공된 향에 익숙하게 만들고 이런 경험이 나중에 꿀벌의 향 유도 행동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가장 놀라운 결과는 목표 작물에 대한 꿀벌의 채집 우선순위가 장기적이고 집중적이어서 작물 수확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커런트 바이올로지를 발행하는 '셀 프레스'(Cell Press)에 따르면 연구팀은 꿀벌들이 해바라기 꽃향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인공 향을 개발한 뒤 꿀벌 먹이에 섞어 제공했다.

연구팀은 봉군 내에서 이를 먹고 자란 꿀벌들은 해바라기 향을 기억하고 나중에 해바라기 꽃에 더 자주 앉고 더 많은 화분을 가져오는 등 꿀과 화분을 찾아다닐 때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 해바라기 씨 수확량은 29~57%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나 교수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꿀벌들이 봉군 내에서 먹이의 향과 관련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기억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런 기억이 꿀벌의 식물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파리나 교수는 인공 향을 가미한 먹이 제공을 통해 꿀벌의 채집 활동을 조종하고 수확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이는 정밀 수분 전략의 하나로 간단한 인공 향을 이용해 수분 곤충에 의존하는 작물의 수분 작업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아몬드나 배, 사과 등 다른 수분 곤충 의존 식물을 대상으로도 연구를 진행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수분 효율을 높여 중요 작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인공 향 개발을 목표로 삼고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