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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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결혼을 준비하던 중 예비신랑의 충격적인 과거를 뒤늦게 알게 됐다는 사연이 올라와 화제다.

A씨와 예비신랑은 상견례를 마치고 약혼까지 한 상태다. 결혼을 준비하던 A씨에게 어느날 SNS로 의문의 쪽지가 하나 날아왔다.

쪽지를 보낸 여성은 예비신랑 B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대학생 시절, B씨와 연인으로 만나던 중 임신을 하게 됐는데 이 사실을 안 그가 도망을 가버렸다는 것. 해당 여성은 현재 미혼모로 정부 지원금을 받으며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다고 했다.

A씨는 "그 당시 예비신랑과 연락한 내역부터 친자확인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것까지 이야기하더라. 정말 배신감이 든다. 이미 부모님은 파혼을 하라며 난리가 난 상태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그는 "예비신랑의 친구들과 지인들 모두 이 같은 사실을 알았으면서 모르는 척 날 속인 것인지 묻고 싶다"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아직 예비신랑은 내가 본인의 과거를 모르는 줄 아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가능한 법적인 조치는 최대한 다 취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법조인은 A씨에게 어떤 조언을 들려줄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 이인철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예비신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입니다.

예비신랑에게도 배신감이 있었겠지만 이를 알고도 같이 속인 신랑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도 공범 같은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예비신랑은 왜 이런 중대한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려고 했을까요?

실무에서 이런 유사한 사건을 보면 당사자는 대부분 이렇게 변명합니다. '상대방이 너무 좋아서 자신의 비밀을 숨기고 싶었고 만약 알게 되면 상대방이 떠날까 봐 두려웠다'라고.

인간은 누구나 단점도 있고 비밀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단점이나 비밀을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전부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결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은 반드시 상대방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예컨대 혼인 전 다른 이성과의 교제나 연애 히스토리를 모두 자세히 구체적으로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장기간의 동거, 사실혼, 혼인, 이혼 여부, 특히 자녀가 있었다는 사실은 혼인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 결혼 전에 그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해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인을 한 경우 혼인 취소 사유나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얼마나 될까.


실제로 재판을 하고 위자료를 청구한다고 하더라도 위자료 금액은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정도 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재판 과정도 쉽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이 이미 그 사실을 구두로 말했다고 우기는 경우도 있고 상대방의 행위를 입증하지 못하면 위자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이혼 재판의 추세가 일방의 잘못이 확실하고 증거도 명백해야 위자료를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쌍방의 잘못이 대등하다고 해서 위자료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만약 예비신부가 예비신랑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공범이라고 위자료를 청구하면 인정이 될까요? 예비신랑 본인에게도 위자료를 받기가 어려운데 제3자를 공범으로 인정하려면 아주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는 한 역시 위자료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 아주 꼼꼼하게 따져보고 신중하게 생각한 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배우자를 만나고 결혼을 결정할 때 그렇게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민하지 않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결혼하려는 배우자에 대하여는 아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자세히 지켜봐야 합니다. 상대방을 믿지 못하고 살펴봐야 한다는 상황이 매우 씁쓸하지만 결혼 잘못해서 후회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입니다.

무엇보다 예비 신랑 신부는 상대방에게 중요한 사실은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이를 알고 떠난다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평생 같이 신뢰하고 살아가야 할 배우자에게 중대한 사실을 숨기고 사는 것 그 자체가 더 고통스러운 일인 것입니다.

자신의 단점과 부족함까지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천생연분인 것입니다. 만약 이해해주고 사랑해 준다면 그 사람에게는 평생 더 잘해주면서 사랑과 감사함으로 보답해야 할 것입니다.

법알못 자문단 =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법알못] "예비신랑에게 아이가 있었어요"
※[법알못]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피해를 당한 사연을 다양한 독자들과 나누는 코너입니다. 사건의 구체적 사실과 정황 등에 따라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답변은 일반적인 경우에 대한 변호사 소견으로, 답변과 관련하여 답변 변호사나 사업자의 법률적 책임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갑질이나 각종 범죄 등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고발하고픈 사연이 있다면 jebo@hankyung.com로 보내주세요. 아울러 특정인에 대한 비난과 욕설 등의 댓글은 명예훼손,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나/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