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늘어나는 문 닫는 음식점.   /연합뉴스
'코로나 직격탄' 늘어나는 문 닫는 음식점. /연합뉴스
올들어 지난달까지 정부의 소상공인 폐업 점포 철거비지원 사업 신청건수가 7745건을 기록, 작년 연간 신청건수(6500건)를 1200건이상 넘어섰다. 월평균으로는 작년보다 신청이 78% 급증해 소상공인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 절벽'에 이어 생존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주환 의원(국민의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소상공인 폐업 점포 지원사업 신청 건수는 7745건을 기록해 작년 연간 실적보다 19%증가했다. 중기부가 국회에 작년 월별 신청 건수는 공개하지 않아 전년 동월 대비 비교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월평균 신청건수를 산출해보면 올해는 968건으로 작년(541건) 보다 78%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신청건수는 작년의 2배 수준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2017년 시작된 이 사업은 폐업하는 소상공인 점포에 정부가 전용면적(평)당 8만원씩 최대 200만원 한도로 점포 철거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중기부는 사업 정리시 발생하는 세무·노무·임대차 등에 대한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중기부는 올해 추경예산으로 164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당초 폐업 점포 지원 목표를 1만1000개에서 8200개 늘린 1만9200개로 확대했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 폐업 점포에 대한 실제 지원 건수는 2903건, 지원 규모는 50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실적보다 지원 건수는 36%, 지원 규모는 42%감소한 것이다. 월평균으로도 지원 건수는 작년보다 4%, 지원규모는 13%감소한 것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정부 사업에 대한 신청 건수 통계이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폐업의 증감 여부를 유추할 순 없다”며 “신청자 가운데 업종 등 자격 조건이 안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신청건수와 지원건수가 비례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신촌 한 노래연습장에 폐업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서울 신촌 한 노래연습장에 폐업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올들어 폐업 점포 지원사업을 가장 많이 신청한 소상공인 업종은 전체 신청건수의 48.1%(3729건)를 차지한 음식·숙박업이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숙박 및 음식점업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5.6%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재고 관리가 불가능한 음식업 특성상 각종 상가, 먹자골목, 전통시장 등서 소상공인 음식점의 휴업도 속출했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최근 종로구 내에서만 매월 50~70개 음식점이 폐업하고 있다”며 “폐업을 했다가 다시 신규 등록할 경우 절차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장사를 접어도 당장 폐업 신고를 하지 않고 임시 휴업을 한 곳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신청이 많은 곳은 전체 신청건수에서 17%를 차지한 ‘도·소매업과 상품중개업’을 비롯해 각각 10%가량을 차지한 ‘스포츠 및 오락관련 서비스업’, ‘기타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등이었다. 백화점, 면세점, 패션 쇼핑몰 관련 판매업체를 비롯해 정부로부터 집합금지 및 제한업종으로 지정돼 타격을 받은 헬스장, 당구장, 탁구장, 노래연습장과 각종 학원 교육사업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8일 폐업한 서울 신대방동 소재 한 식당 앞에서 정부의 대책과 폐업 보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소공연은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은 피해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며 “8월 16일 이후에 폐업한 소상공인에게만 지원한다는 기준도 말이 안된다”도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