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보듯 세계 경기 회복세가 생각보다 양호할 전망이다. 신흥국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올해보다는 크게 나아질 것이다. 물가 압력도 크지 않다.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은 가계 소비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통화 및 재정정책이 당장의 경기 둔화를 방어해줄 수 있지만, 감염 억제와 백신 개발이 시급하다. 최근 연내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신흥국에 청신호다.

대표 신흥국인 중국은 2분기 3.2% 성장률을 나타내며 양호한 회복세를 보였다. 정책 카드가 다양하다. 코로나19로 보호무역주의, 반세계화 트렌드가 형성되는 점은 부담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교역 충격이 장기화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성장동력을 내부에서 찾겠다는 구상이다. 인프라 투자 등을 포함한 재정 부양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선진국의 공격적인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이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기가 회복되는 건 다른 신흥국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 등이 글로벌 자산시장의 변수다. 저금리 및 유동성 확대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백신 기대도 신흥국 주식시장의 반등세를 유지시키고 있다. 달러 약세와 풍부한 유동성 등을 종합할 때 자산시장의 상승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중장기 관점에서 신흥국 증시 모멘텀을 살펴보면 ‘K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에 대한 국가별 정책 대응 강조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코로나19가 개인에게 주는 영향도 기술 숙련도와 전문성에 따라 차이가 크다. 정보기술(IT) 업종은 각광 받는 반면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업종의 일자리는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양극화 될 신흥국 증시…韓·中 중심 투자를
글로벌 주식시장의 양극화는 대형 기술주들이 주도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성장 프리미엄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 안타깝게도 신흥국 증시 내에 IT를 기반으로 한 성장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 한국, 대만 정도다.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이미 변화된 산업 트렌드와 글로벌 개개인의 소비행태는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 전체의 성장엔 한계가 있고, K자형 트렌드가 강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흥국 투자는 중국과 한국이 중심이 돼야 하는 이유다.

이창민 < KB증권 WM스타자문단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