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현대사 살아낸 '순자들'에 바치는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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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새 연작소설 '연년세세'

‘파묘(破墓)’ ‘하고 싶은 말’ ‘무명(無名)’ ‘다가오는 것들’로 이어지는 네 편의 연작소설은 ‘순자’로 불리던 1946년생 이순일과 그의 가족 이야기다.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에 가장 흔했던 이름인 수많은 ‘순자’를 떠올리게 한다. 황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사는 동안 ‘순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자주 만났다. ‘순자가 왜 이렇게 많을까’라는 질문에서 소설을 시작했다”고 썼다.
‘파묘’는 걷기도 불편해진 이순일이 딸 한세진을 데리고 자신의 인생이 시작된 강원 철원군의 외할아버지 묘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어지는 ‘하고 싶은 말’에선 젊어서는 자녀들을 키우고, 늙어서는 팍팍한 삶을 사는 자녀를 위해 그들의 자녀를 키워야 했던 이순일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직해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장녀 한영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