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4월까지 모든 미국인들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입장과는 반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수억 도스(1회 접종분)의 백신이 매달 이용 가능할 것이며 4월까지 모든 미국인들에게 충분한 백신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20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최소 1억개의 백신을 제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백신 분야에서 매우 진보했다. 가까운 미래에 백신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언은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전문가인 레드필드 국장은 예상 백신 보급 시기에 대해 "내년 여름이나 가을에나 보편적인 백신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편 CDC가 논란이 되고 있는 코로나19 검사 관련 신규 지침을 수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CDC는 이날 다시 발표한 신규 지침에서 "감염자와 접촉했지만 증상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검사가 필요하다"고 수정했다.

또 새로운 가이던스는 "전문가나 공공 보건 담당자와 상담을 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모든 사람들에게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바뀌었다. 이어 "증상이 없는 감염자와 증상 없는 전염 잠재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들을 빠르게 찾고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CDC는 기존 지침을 수정해 증상이 없는 무증상의 경우 꼭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아 사람들의 반발을 사면서 논란을 키웠다. 미국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데 방역당국이 오히려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CDC가 8월 검사 지침을 수정했을 때 검사의 중요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