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애자일 센터 설립하고 직원 교육…4월부터 BDO 신설
SKT, 주니어 보드 1기 선발…애자일 조직 설립 기획 중
LGU+, CEO 직속 최초 애자일 조직 '스마트교육사업단'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가정학습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U+초등나라'를 출시했다.이 앱 하나로 전국 초등학교 온라인 강의 교재와 초등 영자신문, 서적, 과학놀이교실 등 인기 콘텐츠 6종을 시청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 내 온라인 학습과 화상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점을 반영했다.
이 상품은 사내 첫 애자일 조직 '스마트교육사업단'에서 기획했다. 스마트교육사업단는 지난 7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꾸려진 조직으로 젊은 직원과 VIP임원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업무를 논의할 수 있게 했다.
예컨대 30대 직원이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이른바 'C레벨 임원'과 직접 머리를 맞대고 협업하는 구조다.
대기업의 경우 일반 직원이 고위직 임원과 직접 대면하고 사업을 기획할 기회가 많지 않아 이례적인 업무 형태로 꼽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스마트교육사업단은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의 조직으로 자율권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며 "직원과 부사장급 임원이 직접 업무 논의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이같은 애자일 조직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 대외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교육사업단 출범으로 두 달 만에 'U+초등나라'가 출시됐다"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상품화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애자일 기업문화 도입에 적극적이다. 올해부터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해 각 부문 고위 임원과 20대 젊은 직원이 함께 소통하는 '리버스 멘토링'을 연간 1회에서 2회 늘려 실시하고 있다.
1990년대생 신입사원이 멘토(도움주는 사람), 임원들이 멘티(도움받는 사람)가 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운영 과정에서 얻은 시사점을 기업문화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애자일 조직 전문가 영업에도 나선 바 있다.
KT, 애자일 센터 설립하고 직원 교육…4월부터 BDO 신설
KT는 지난 3월 구현모 대표 공식 취임과 함께 애자일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분당 사옥 1층에 '애자일 키 센터'를 설립해 전문가들과 함께 애자일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KT 관계자는 "애자일 방법론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교육 프로그램 'AIDU'를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애자일 기업 문화 확산을 위한 조직 정비도 최근 마쳤다"고 했다.
KT는 지난 4월부터 전 부서에 혁신 조직인 'BDO(Business Development&Operation)' 그룹을 도입했다. 총 310명 규모로 24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프로젝트 별로 상품 기획에서부터 개발, 운영까지 모두 한 팀이 담당한다.
지난 6월에는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Y컬쳐팀'을 신설했다. 팀원과 팀장이 모두 만 39세 이하의 사원~과장급으로 전사 공모를 통해 선발됐다.
Y컬쳐팀은 경영진과 직원간 소통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KT 청년이사회 '블루보드' 운영을 통해 신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사내 직원 20명은 애자일 관련 국제공인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이들을 주축으로 고객사와 사업을 진행할 때에 애자일 방법론을 점차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T, 주니어 보드 1기 선발…애자일 조직 설립 기획 중
SK텔레콤도 내부적으로 애자일 조직 설립을 기획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지난 7월 총 38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1기 '주니어 보드'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주니어 보드' 소속 직원들은 SK텔레콤 외에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ADT캡스, 11번가 구성원 등 다양한 SK그룹 계열사 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안건별로 대표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현재 사업부서에는 '주니어 보드'로부터 전달받은 클라우드 게임 및 음악 플랫폼 플로(FLO) 관련 업그레이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통사들이 애자일 기업 문화와 경영 방식을 적극 도입하는 이유는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어서다. 올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많아진 디지털 수요와 정보기술(IT), 5세대(5G), AI 등 신기술과의 접목이 늘어나면서 이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애자일 조직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외 환경에 그만큼 신속하게 대응이 가능해 신사업 기회 발굴에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통사들이 기존 통신사업자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통사의 경우 5G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