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팜-스톡홀름환경연구소 보고서
반기문 "탄소배출 불균형 문제 해결, 최우선 과제 돼야"
"상위 1% 부유층이 하위 50% 빈곤층보다 탄소 2배 배출"
부자가 빈자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기후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과 스톡홀름환경연구소(SEI)는 21일(현지시간) 상위 1% 부유층이 배출하는 탄소량이 하위 50% 빈곤층보다 2배가량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 부유층이 1990∼2015년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5%를 차지했다.

하위 50% 빈곤층(7%)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상위 10% 부유층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의 절반이 넘는 52%를 배출했다.

특히 상위 10% 부유층은 육상교통에 쓰이는 에너지의 절반을, 항공 관련 에너지의 4분의 3을 소비하고 있다.

1990∼2015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722Gt(기가톤)이었다.

이전까지는 약 753G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데는 140년(1850∼1989년)이 걸렸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의 원인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인기를 꼽았다.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는 SUV는 2010∼2018년 동안 두 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뿜어낸 배출원이었다.

교통수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시행 중인 정책들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옥스팜의 기후정책 책임자이자 보고서 저자인 팀 고어는 "(탄소 배출량 증가는) 개인의 행동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정부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처럼 SUV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고 있는 나라가 있으며 뉴질랜드와 스코틀랜드처럼 정책의 목표를 경제적 성장에서 웰빙으로 옮기고 있는 국가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전용기 사용자나 상용고객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등 부유층의 탄소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우리의 경제모델은 처참한 기후변화의 원동력이자 불평등의 촉진제"라면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로 인한 탄소배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