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유전자 검사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집에서 전용 앱을 이용해 유전자 검사와 개인 맞춤형 건강 코칭을 받는 서비스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첫선

침 보내면 29종 유전자 검사

SK텔레콤은 21일 인바이츠헬스케어, 마크로젠과 함께 DTC 유전자 검사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 코칭 서비스 ‘케어에이트 디엔에이(care8 DNA)’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집으로 배송된 검사 키트에 개인의 침 등 검체를 보내면 유전자 검사를 거쳐 개인 맞춤형 식생활, 운동 등의 1 대 1 코칭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에서 SK텔레콤은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을 제공한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 및 운영을 맡는다. 여기에 정밀의학 기업인 마크로젠의 유전체 분석 기술이 더해진다.

만 19세 이상의 SK텔레콤 가입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홈페이지, 앱,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서비스에 가입한 뒤 전용 앱을 내려받아 정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집으로 배달된 전용키트에 자신의 침을 담아 보내면 마크로젠이 △영양소 △운동 △피부·모발 △식습관 △개인특성 △건강관리 등 최대 29종에 이르는 유전자 검사를 한다. 결과는 앱을 통해 전달되고 마크로젠의 유전상담사를 비롯해 영양, 운동 등 분야별 전문가와 1 대 1 상담도 제공한다. 앞으로 DTC 유전자 검사 결과에 식이, 운동, 수면 등 다양한 생활습관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건강 정보 제공 서비스는 식단, 운동 등에 한정됐지만 이번 서비스는 유전검사를 바탕으로 생활습관 전반을 아우르는 맞춤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빨개지는 증상에 대해 “이용자의 유전자 특성에 따른 영향은 34점으로,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평균치에 비해 낮으니 술을 마시기 전에 간 보충제를 복용하라”고 조언해준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생활 밀착형 정보를 주는 셈이다. 매월 특정 주제의 콘텐츠를 제공해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도 중점을 뒀다.

2028년 시장 규모 7조원 넘을 듯

국내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SK텔레콤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DTC 유전검사 기반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TC 유전자 검사는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 검사 기업에 의뢰해 이뤄진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DTC 유전자 검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980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2028년에는 약 7조6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를 시작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3월에는 SK텔레콤 내에서 개인 건강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던 헬스케어사업부를 분사해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이번에 DTC 유전자 검사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에 뛰어들면서 서비스 금액도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시중 유전자 검사의 절반 수준인 9만9000원으로 12개월간 8250원을 내도록 했다. 장홍성 SK텔레콤 광고·데이터사업단장은 “앞선 ICT 역량을 활용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