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공동 개발 중인 폐암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레이저티닙’이 임상시험에서 우수한 중간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파이프라인의 원개발사 오스코텍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상 최고가 갈아치운 유한양행
유한양행은 21일 8.11% 오른 7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직전 사상 최고가(8월 11일 6만9200원)를 넘겼다. 유한양행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재조명받으며 올 하반기 들어서만 42.29% 상승했다. 바이오벤처기업 오스코텍도 이날 3.95% 오른 4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두 종목의 주가가 크게 오른 건 최근 비대면으로 진행된 유럽종양학회(ESMO)와 관련 있다. 여기서 얀센은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병용투여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레이저티닙 개발권은 2015년 오스코텍에서 유한양행으로, 2018년 유한양행에서 얀센으로 넘어갔다. 얀센은 이 물질로 미국, 한국 등에서 변종 비소세포폐암 임상을 해왔다.

ESMO 발표에서 얀센은 “다른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는 20명 중 전원이, 다른 약물(타그리소) 투여 뒤 재발한 환자는 45명 중 16명이 종양 축소 효과를 봤다”며 “종양 성장 억제효과를 본 환자까지 고려하면 전체의 60%에서 약효가 있었다”고 밝혔다. 증권가 바이오 애널리스트들은 이 임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얀센은 다음달 신약 임상의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시작한다. 2상을 생략할 수 있도록 임상 구조를 짰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3상 시작, 신약 판매 허가, 판매 개시 시점에서 각각 일정 금액을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으로 받을 예정이다. 여기까지 유한양행이 받을 금액은 총 1조4000억원에 달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임상 데이터가 고무적이어서 3상 환자를 예상보다 빨리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약개발 분야에서 유한양행의 글로벌 인지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