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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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이 상임위에서 아들 서모씨를 두고 집중 공세를 퍼붓던 한 야당 의원을 상대로 이번에는 "어이가 없다. 죄 없는 사람 여럿 잡을 것 같다"는 발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추미애 장관은 2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정회된 직후 곁에 앉은 서욱 신임 국방부 장관과 대화를 하면서 한 야당 의원을 두고 "저 사람은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길 참 잘했다"고 했다.

추미애 장관의 해당 발언은 법사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한 뒤 곧바로 서욱 장관이 "많이 불편하시죠”라고 말을 걸자 이렇게 답변한 것이다.

문제는 마이크가 켜있었다는 점이다. 법사위가 정회된 뒤지만 마이크가 채 꺼지지 않은 상태라 추미애 장관의 이런 발언은 생방송에 그대로 노출됐다.

추미애 장관이 특정 의원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아니다. 다만 추미애 장관이 지목한 '저 사람'은 직전에 서욱 장관을 향해 추 장관의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질의한 법사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추측된다.

약 8분간의 정회 후 오후 8시45분에 속개된 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바로 지적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한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이크 켜진 상태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추미애 장관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추미애 장관은 "원만한 회의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며 "송구하다"고 답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이 사과한 것을 너그럽게 이해해달라는 말을 간곡히 드린다"며 추미애 장관을 지원했다.

당사자인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이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라는 전제를 달았다"며 "그럼 해당 발언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에게 '많이 불편하냐'고 묻는 서 장관도 이해가 안되고, 추 장관은 국민에게 피로감 주고 분노하게 하는 장관"이라며 "그럼에도 소 의원이 유감 표시하고 이해해달라고 하니 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모욕적이지만 이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추미애 장관은 지난 7월 27일 같은 법사위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고기영 법무차관을 향해 자신의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 및 검찰 인사와 관련한 질의를 하자 "소설을 쓰시네"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추미애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나온 해당 발언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서 "독백이었는데 스피커가 켜져있어서 나간 것 같다. 상당히 죄송하다"라며 "저에 대한 공격은 참겠는데, 당시 법무부 차관에 대해 아들 일을 잘 처리한 보상으로 그 자리에 왔느냐는 질문을 하길래 모욕감을 표출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