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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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오는 22일부터 전국 초·중·고교생과 임신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 일정을 일시 중단한다고 21일 밝혔다. 물량의 유통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다.

질병청은 이날 늦은 밤 보도자료를 통해 "백신 유통과정의 문제로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접종 일정을 우선 변경한다"면서 "기존 (접종) 일정을 일시 중단하고 백신 물량 확보 상황을 보고 순차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당초 무료 접종은 오는 22일부터 13세 이상에서 18세까지의 초중고생과 임신부를 시작으로 다음 달 중순 만 62세 이상의 어르신 등 약 1900만명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었다.

유통과정 상의 문제점이 발견된 백신은 이들을 위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준비한 물량으로, 품질 검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전체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질병청은 해당 업체의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을 즉시 중단했으며, 이미 공급된 백신에 대해서는 품질이 검증된 경우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의 독감 백신에 대한 질병청의 검사 의뢰를 토대로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식약처서 안전성 여부 검사 후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백신을 조달하는 업체에서 백신 관리를 소홀히 한 정황을 포착,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백신은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 대상자에 공급된 백신은 이번 이슈에 해당되지 않는다.

생후 6개월부터 9세 미만으로 독감 백신을 태어나서 처음 맞거나, 지난 7월 1일 이전에 총 1회만 접종한 어린이들은 4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을 해야 하는데 지난 8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질병청은 "2차례 접종 대상인 어린이들을 위해 공급된 백신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질병청이 갑작스럽게 독감 백신 접종 일정을 중단함에 따라 자칫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동시 유행 차단 계획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겨울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 차단을 위해 독감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올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총 1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질병청은 식약처와 함께 22일 오전 10시 브리핑을 통해 독감 예방접종 일시 중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예방접종 중단으로 참여 의료기관과 대상자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안내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반응이 신고된 사례는 없으나,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