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은행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시 적용되는 금리의 차이가 크게 줄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 등에서 취합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차이가 0.47%포인트에 불과했다.

지난해 7월에는 신용대출 금리가 1.32%포인트 높았는데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쪼그라든 것이다. 이 기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에서 0.5%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했는데, 신용대출 금리는 이를 반영하며 3.96%에서 2.92%로 1%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64%에서 2.45%로 0.19%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최근 5년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대체로 1∼2%포인트 차이를 유지해왔다.

2017년 8월 1.16%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급락한 적이 있지만, 곧바로 상승 전환해 이듬해 3월에는 1%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금리 차이가 0.5%포인트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10월 이후 지난 6월(0.44%포인트)과 7월이 처음이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신용대출 금리만큼 떨어지지 않은 이유로 장기로 자금을 조달할 때와 단기로 조달할 때 드는 비용이 다르다는 점 등을 꼽는다.

예컨대 AAA급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작년 7월 말 1.449%에서 지난 7월 말 0.621%로 내렸지만, 5년물은 1.486%에서 1.278%로 비교적 소폭 하락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작년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1.68%에서 지난 7월 사상 최저 수준인 0.81%로 반토막 난 것을 고려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폭이 대출자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형배 의원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차이가 줄면 신용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에 쓰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주거 안정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은 담보가 확실한 만큼 은행들이 추가로 금리를 낮출 여력이 없는지 금융당국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