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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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시장이 뜨겁다. 골프웨어도 덩달아 인기다. 어느날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얼마 안 가 사라지는 단명시대와는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 이후 신생 브랜드들의 시장 안착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로나 특수가 촉발한 ‘골프웨어 브랜드 2차 대전’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골프 업계 관계자는 “100개가 넘었던 골프웨어 브랜드가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1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올해 처음으로 5조원대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프웨어 시장은 이 기관의 2018년 조사(4조2000억원) 때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2년 만에 5조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2022년에는 6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11%의 성장이 전망된다.

디자인+기능 ‘하이브리드’웨어 각광

전장의 분위기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기존 경쟁이 ‘디자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엔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잡는 ‘일거양득’ 브랜드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쿠쉬네트의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은 시장에 기능성과 디자인을 결합해 들고나온 선두 주자로 꼽힌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능성’ 소재에 단순함과 간결함을 접목한 ‘미니멀리즘’ 위주의 디자인으로 시장을 흔들었다.

최근에는 ‘동생 브랜드’ 풋조이(FJ)를 론칭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아시아 지역에서만 사업을 전개하는 타이틀리스트 어패럴보다 미국에서 훨씬 먼저 시작한 브랜드인데, 한국에선 2017년 론칭해 패밀리 브랜드가 됐다. 출발은 늦었지만, 20·30세대를 타깃으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뜨거운 골프 시장…더 뜨거운 골프 패션
FJ는 2020 가을·겨울(F/W) 시즌을 앞두고 숨어있는 기능을 뜻하는 ‘캄 테크(calm tech)’와 골프와 일상의 경계를 넘는 ‘보더리스(borderless)’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캐주얼한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골프웨어를 필드 안은 물론 밖에서 입어도 어색하지 않게 하겠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레이어드 스타일링’이 가능한 FLS(FJ layering system) 컬렉션부터 카본(carbon) 컬렉션, 캐주얼(casual) 컬렉션까지 총 세 가지 테마를 준비해 선택 폭을 넓혔다.

최첨단 카본 파이버 소재를 채택한 FJ 카본 어패럴 컬렉션의 경우 지난 봄·여름(S/S)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등판했다. 카본 섬유의 특성을 살려 신체 온도를 유지해주는 발열 기능, 정전기 방지 기능 등이 자랑거리다. ‘안티 박테리아’ 기능으로 박테리아 생성을 막아 항균 기능을 선사한다.

디지털 패션쇼 등 언택트 마케팅 후끈

PXG
PXG
프리미엄 골프웨어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PXG는 언택트 시대에 걸맞게 최근에는 ‘디지털 패션쇼’ 티저 영상으로 고객들을 찾아갔다. PXG어패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지속되면서 소비자에게 보다 친숙한 플랫폼인 SNS를 이용해 신제품을 소개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PXG어패럴은 이번에도 자사 아이덴티티인 ‘밀리터리 룩’ 디자인을 기반으로 신제품을 디자인했다. ‘밀리터리’, ‘카멜’, ‘빅로고’, ‘자헤드’, ‘헤비다운’까지 다섯 가지 라인업으로 나뉜다.

사우스케이프
사우스케이프
신생브랜드들도 자기만의 색깔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즈노골프 어패럴은 기능성에 더 초점을 맞춰 신상품을 내놨다. 하이 퍼포먼스를 위해 기능성에 집중한 FG(Fitted Gear) 라인이 주력 상품이다.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골퍼라면 필드와 일상의 라이프 스타일을 넘나드는 FX 라인을 선택하면 된다. 기능성은 물론 스타일리시를 표방해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사우스케이프 골프웨어’가 대표적. 이 브랜드는 마인과 타임, 시스템 등 유명 브랜드를 일군 ‘패션계 미다스 손’ 정재봉 한섬 창업주가 새로 내놓은 브랜드다. 정 창업주가 운영하는, 남해에 있는 사우스케이프 골프리조트에서 이름을 따왔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편한 기능성 소재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6월 출시됐는데, 벌써부터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우스케이프 관계자는 “기능성뿐 아니라 스타일을 더한 것이 브랜드 정체성”이라며 “20~30대를 공략하기 위해 지난 6월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세운 뒤 온라인숍을 통해 전국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제품은 완판돼 소비자들이 물량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