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어 퍼터, 퍼팅이 이렇게 쉬워지다니…'빨간점의 마법'
‘빨간점 퍼터’로 불리는 시모어 퍼터(사진)는 PGA투어 짐 윅스가 불의의 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뒤 개발한 퍼터다. 시력이 정상인 골퍼도 퍼팅할 때 주시의 간섭을 받아 정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고안했다. 뇌는 주시안이 보내는 정보에 맞춰 볼을 정렬한다. 하지만 비주시안과의 시각차가 있기 때문에 공을 굴려보내는 지점과 정렬하는 데 일관성이 떨어진다. 퍼터로 매번 일관된 정렬을 돕는 기술인 ‘라이플 스코프 테크놀로지(RST)’가 이 지점에서 탄생했다.

특허 기술인 RST는 시모어 퍼터에만 적용됐다. 힐 쪽에 빨간색 점과 양쪽에 하얀 선을 그려 넣은 게 핵심 기술이다. 퍼터를 정렬할 때 샤프트가 하얀 선 안쪽에 있고 빨간 점이 가려져 눈으로 보이지 않도록 퍼터를 잡으면 퍼팅 준비가 끝난다. 퍼터 페이스의 로프트 각도가 눕거나 세워지지 않아 타깃 라인에 정확하게 정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퍼터 국내 판매업체인 오리엔트 골프 관계자는 “셋업에 대한 의구심을 100% 배제하고 타깃 라인에 맞춰 정확히 퍼터를 정렬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모어 퍼터의 혜택을 누린 선수는 페인 스튜어트가 대표적이다. 시모어 퍼터로 교체하고 1999년 US오픈에서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당시 최종 라운드에서 24번의 퍼트만으로 우승했다. 마지막 3개 홀에서는 전부 1퍼트를 했고, US 오픈 역사상 가장 긴 파 퍼트 성공도 이때 나왔다.

잭 존슨도 수혜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두 번의 메이저대회 우승(2007년 마스터스, 2015년 디오픈)을 시모어 퍼터로 수확했다. 마지막 우승이었던 디오픈에서는 72홀 평균 퍼팅 수 29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존슨이 이 두 번의 메이저를 포함해 12번 우승하는 데 사용된 유일한 퍼터가 시모어다. 시모어 퍼터를 이어받아 다시 론칭한 제이슨 폴리엇과 짐 그룬버그는 “메이저 대회 우승과 PGA투어에서 인정받은 것보다 더 기쁠 때는 아마추어 골퍼도 시모어 퍼터를 사용해 퍼팅이 향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