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뒤쪽에 무게 중심…뭉툭해도 '치기 쉬운 아이언' 인기
「골프가 대중화되기 전까진 ‘머슬백’으로 불리는 상급자용 아이언들이 주말 골퍼의+ 선택을 받았던 때가 있다. 날렵하게 생긴 외관과 정타에서 오는 ‘손맛’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최근에는 클럽 제조사들이 앞다퉈 ‘치기 쉬운 아이언’을 내놓고 있다. 이는 주로 무게 중심이 아래와 헤드 뒤쪽에 쏠려 있어 스위트 스폿이 넓어지는 아이언을 뜻한다. 최근에는 페이스 바로 뒤 공간을 비운 ‘중공 구조 아이언’도 관심을 받고 있다. 빈 공간의 무게를 힐(heel)과 토(toe) 쪽에 재배치해 관용성의 척도인 관성모멘트(MOI)를 늘려준다.

모양은 머슬백 아이언보다 투박하지만, 미스 샷을 쳐도 공을 똑바로 보낼 확률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구질 컨트롤을 중요시하는 투어 선수들도 점점 관용성이 높은 모델로 갈아타는 추세다.

한 일본계 클럽 브랜드 피터는 “이전까진 ‘멋’을 중시한 골퍼들이 많았기 때문에 상급자용 클럽이 은근히 잘 팔렸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시리어스 골퍼’가 늘어나면서 모양보다는 정타 범위가 넓고 직진성이 좋은 치기 쉬운 모델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런 니즈에 맞춰 최근 수년간 ‘비거리 아이언’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온 야마하골프가 신제품을 내놨다. 2021년형 UD+2다. 야마하골프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에는 비거리 아이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UD+2는 ‘Ultra Distance’의 약자에 공이 2클럽 더 나간다는 의미로 ‘+2’가 붙어 있다. 야마하골프 개발자 무로카와 이쿠히로는 “UD+2라는 이름처럼 두 클럽 더 나간다는 확실한 장점을 살리면서도 똑바로 나가야 한다는 고객 요구에 발맞추려 했다”며 “압도적인 비거리와 완벽한 직진성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야마하골프가 스포츠산업기술센터에 의뢰해 진행한 자체 브랜드 테스트에 따르면 4개 브랜드 중 UD+2의 비거리가 1위를 차지했다. 모두 7번 아이언을 사용했고 대부분 140m대가 나왔는데, 야마하는 10m 이상 더 날아간 153m를 기록했다. 야마하골프 수입원 오리엔트골프의 이동헌 사장은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신제품을 일본보다 한국에서 먼저 출시하게 됐다”며 “한국에서 최초 공개되는 만큼 국내외의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아이언 명가’ 한국미즈노는 MX-70 스피드 메탈 아이언을 출시했다. “관용성에 초점을 맞춰 초보 골퍼도 편하게 스윙할 수 있는 ‘무난한 모델’을 목표로 만들었다”는 게 제조사 측 설명이다. MX-70은 캐비티형 주조 아이언으로 한국 전용모델인 MX-70 포지드 아이언의 콘셉트와 장점을 그대로 구현했다.

또 타구부의 뒷면은 두껍게, 주위는 얇게 설계한 ‘다중 두께 페이드’ 기술을 채용해 반발 영역을 확대했다. 덕분에 비거리를 모두 내면서도 정확도까지 잃지 않았다는 평가다. 캐비티의 톱 에지 부분에는 ‘사운드 리브(Sound Rib)’를 적용해 임팩트 때 진동을 억제하면서도 견고한 타구감과 타구음을 전달한다.

핑은 G710으로 ‘이지 아이언’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핑 관계자는 “역대 핑이 출시한 아이언 중 비거리가 가장 많이 나가고 관용성이 가장 큰 모델”이라며 “느린 스윙스피드의 골퍼에게 정확성을 제공한다”고 했다.

핑은 G710을 제작하면서 토와 힐에 무게추를 넣었다. 무게 중심을 낮추고 헤드 뒤로 좀더 보내면서 관성모멘트를 전작 G700보다 5% 향상시켰다. 또 항공우주용 소재 중 하나인 ‘머레이징 스틸’로 만든 페이스는 볼 스피드를 증가시켜 준다. 타구감과 타구음을 향상시켰고 ‘스텔스 크롬’ 마감처리로 디자인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게 제조사 측 설명이다. 10가지의 라이각, 3종류의 샤프트와 그립 사이즈 중에서 스윙과 체형에 맞게 피팅 후 구매가 가능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