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에 항의하고자 지난달 외교부를 방문한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사진=연합뉴스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에 항의하고자 지난달 외교부를 방문한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사진=연합뉴스
외교부가 2017년 말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외교관 A씨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구재에 나섰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사인 간 중재를 재개하기로 하고 피해자인 뉴질랜드 행정직원 측에 통보했다.

사인 중재는 뉴질랜드 현지 노동법에 따른 분쟁 해결 방법으로, 피고용인이 자신에게 피해를 준 고용주에게 위로금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이 사건 피고용인은 뉴질랜드 행정직원, 고용주는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이다.

외교부와 피해자 측은 올해 1∼4월 사인 중재를 시도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피해자 측은 지난달 다시 중재를 요청했고, 외교부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는 외교부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해당 사건 처리 과정이 일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청와대로부터도 질책 등을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2017년 11∼12월 A씨로부터 3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뉴질랜드 사법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임기 만료로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났고, 외교부 감사에서 이 문제가 드러나 지난해 2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필리핀에서 근무하던 A씨는 외교부의 귀임 명령을 받고 귀국해 현재 무보직 상태로 있다.

한편 뉴질랜드 당국은 아직 한국 측에 A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