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벤치마킹?…이탈리아, 코로나 확산 저지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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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바이러스 거점서 방역 모범국 평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 중국과 함께 전 세계 확산의 진앙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탈리아가 최근 방역 모범 국가로 재평가 받고 있다. 현지에선 한국 벤치마킹 효과라는 말도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자료에 따르면 최근 14일 기준 이탈리아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34명으로 스페인(300.5명), 프랑스(192.5명), 벨기에(116.1명), 네덜란드(109.8명), 오스트리아(105.7명), 덴마크(74.1명), 영국(70.7명) 등보다 월등히 적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500~1900명 수준이다. 여전히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하루 1만명에 육박했던 지난 3~4월을 생각하면 선방한다고 평가할 만한 수치다.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1만명을 넘어 사실상 2차 확산기에 진입한 스페인·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들과 견주면 차이가 더욱 뚜렷하다.
이탈리아 방역 정책을 설계한 윌터 리치아르디 보건부 고위 자문관은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핵심 요인으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집단 발병지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 밀접 접촉자 추적·검사·격리 등을 꼽았다.
과거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적극인 감염 의심자 추적과 광범위한 바이러스 검사다. 현지 방역 당국은 한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신속한 역학조사로 밀접 접촉자들을 찾아내 검사를 시행하고 양성일 때는 곧바로 격리 조처하고 있다.
이러한 이탈리아 방역 정책은 상당 부분 한국을 벤치마킹한 셈이다. WHO 이사회에서 활동하는 리치아르디 자문관은 한국 모델을 배우는데 앞장선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탈리아가 최악의 바이러스 위기를 겪던 지난 3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그래프를 비교하면 할수록 한국의 대응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고 밝혔다.
리치아르디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을 모아 한국 모델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고 이후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과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알려주는 휴대전화 앱 등이 속속 도입됐다.
다만, 이탈리아가 현 상황을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프랑스·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 등 인접국들이 모두 2차 확산 위험에 놓인 상황이라 그 여파가 언제 이탈리아에 밀어닥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탈리아 보건 분야 최고 전문기관인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는 지난 18일 발표한 주간 바이러스 동향 보고를 통해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잘 통제하고는 있으나 천천히, 점진적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전국 초·중·고의 대면 수업 재개가 향후 바이러스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좀 더 시간을 두고 분석해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영국 상황도 이탈리아에 변수로 꼽힌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21일(현지시각)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되면 10월 중순에는 하루 5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며 "일일 사망자는 200명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21일(현지시간)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자료에 따르면 최근 14일 기준 이탈리아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는 34명으로 스페인(300.5명), 프랑스(192.5명), 벨기에(116.1명), 네덜란드(109.8명), 오스트리아(105.7명), 덴마크(74.1명), 영국(70.7명) 등보다 월등히 적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500~1900명 수준이다. 여전히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하루 1만명에 육박했던 지난 3~4월을 생각하면 선방한다고 평가할 만한 수치다.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1만명을 넘어 사실상 2차 확산기에 진입한 스페인·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들과 견주면 차이가 더욱 뚜렷하다.
이탈리아 방역 정책을 설계한 윌터 리치아르디 보건부 고위 자문관은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핵심 요인으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집단 발병지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 밀접 접촉자 추적·검사·격리 등을 꼽았다.
과거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적극인 감염 의심자 추적과 광범위한 바이러스 검사다. 현지 방역 당국은 한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신속한 역학조사로 밀접 접촉자들을 찾아내 검사를 시행하고 양성일 때는 곧바로 격리 조처하고 있다.
이러한 이탈리아 방역 정책은 상당 부분 한국을 벤치마킹한 셈이다. WHO 이사회에서 활동하는 리치아르디 자문관은 한국 모델을 배우는데 앞장선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탈리아가 최악의 바이러스 위기를 겪던 지난 3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그래프를 비교하면 할수록 한국의 대응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고 밝혔다.
리치아르디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을 모아 한국 모델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고 이후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과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알려주는 휴대전화 앱 등이 속속 도입됐다.
다만, 이탈리아가 현 상황을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프랑스·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 등 인접국들이 모두 2차 확산 위험에 놓인 상황이라 그 여파가 언제 이탈리아에 밀어닥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탈리아 보건 분야 최고 전문기관인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는 지난 18일 발표한 주간 바이러스 동향 보고를 통해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잘 통제하고는 있으나 천천히, 점진적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전국 초·중·고의 대면 수업 재개가 향후 바이러스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좀 더 시간을 두고 분석해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영국 상황도 이탈리아에 변수로 꼽힌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21일(현지시각)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되면 10월 중순에는 하루 5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며 "일일 사망자는 200명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