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가접종용 독감 백신이 유통 과정 중 상온에 노출돼 접종 일정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백신 유통을 맡은 업체인 신성약품 김진문 회장이 "전적으로 우리 잘못"이라고 밝혔다.

신성약품은 올해 처음으로 국가 독감백신 조달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만 회장은 지난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우선 백신 공급부터 빠르게 정상화한 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은 질병관리청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김진문 회장은 "지금까지 백신 공공 물량은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백신 유통업체들이 맡았다. 그런데 지난해 이들 업체가 입찰 담합 등에 연루되면서 올해 입찰에 제대로 참여할 사정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독감백신 국가 접종 사업의 물량도 늘었다. 우리처럼 규모가 큰 업체가 맡아도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1000만명이 넘는 대규모 물량을 맡은 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김진문 회장은 독감백신을 종이박스로 납품했다는 제보에 대해선 "백신 제조사에서도 종이박스 형태로 백신을 준다. 종이박스에 담긴 백신은 2~8도로 유지되는 냉장차로 운송되기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냉장차가 아닌 일반 트럭으로 운반할 경우엔 아이스박스에 냉매를 넣어 적정 온도를 유지해 납품하는 형태"라며 "배송업체와 계약할 때 운반 시 2~8도를 유지하는 규정을 지키도록 계약서를 작성했고 이를 어길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문 회장은 이번 사고가 의약품 '콜드체인'의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콜드체인은 제품 생산 단계부터 최종 소비 단계까지 온도를 저온 상태로 일정하게 유지해 품질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는 "1t 트럭이 병원에 백신을 배송하는 마지막 콜드체인에서 일부 백신이 짧은 시간 상온에 노출됐다"며 "당장 9월8일부터 백신 배송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약품 배송 업체를 선정할 시간이 짧다 보니 콜드체인을 끝까지 못 챙겼다"고 했다.

김진문 회장은 "용역을 준 백신 유통 업체들이 일부 문이 열려있거나 하는 실수를 했다. 어쨌든 모두 우리 잘못"이라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전사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안전성이 검증된 물량에 한해 신속히 공급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상온 노출로 인해 백신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발견되면 올해 전체 독감 접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