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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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자영업자에 총 8조원을 지원한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어 금융중개지원 대출 한도를 35조원에서 43조원으로 8조원 증액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자금사정이 팍팍해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은이 금융회사에 연 0.25%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중소기업·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한은은 이 같은 한도 증액을 내달 5일부터 실행할 계획이다.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가액(8조원) 가운데 3조원을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용으로 배정했다. '코로나19 피해기업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대출과 기업 설비투자금으로 각각 3조원, 2조원을 지원한다. 한은은 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지난 2월과 5월에 금융중개지원대출을 각각 5조원씩 증액했다. 이에 따라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는 지난해 말 25조원에서 올해 5월 35조원으로 늘었고 이번에 43조원으로 다시 불었다.

한은의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자금 대상은 코로나19 사태로 원리금을 연체하지 않는 동시에 부실이 없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규모는 업체당 3억원으로 만기는 1년이다. 대출금리는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인 연 0.25%에 실제 대출을 하는 은행이 일부 가산금리를 얹어 결정한다.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대출은 만기 1년으로 업체당 5억원 한도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유동성 지원이 적잖은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올들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가액 10조원 가운데 95.1%(9조5100억원)가 기업에 공급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지원으로 4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피해기업 대출 평균금리가 7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전달에 비해 0.41~1.22%포인트 내려갔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이처럼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적극 늘리는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영향 때문이다. 경제주체에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금리인하보다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나서는 ‘핀셋 지원’의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다.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0.5%로 더 내릴 여력이 줄어든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