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사립유치원 학부모들 가정 보육에도 원비는 그대로 '불만'
"아이는 '집콕' 신세, 온라인수업은 '실망'…유치원비가 아까워"
"우리 딸은 지난달에 단 하루만 유치원에 갔어요.

온라인수업은 했어도 오롯이 가정 보육인데 원비는 그대로 받아 솔직히 불만이네요.

"
강원 춘천시에 사는 주부 A(35)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5살 아들을 사립유치원에 보내는 대신 집에서 돌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도교육청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대책으로 등원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A씨는 1개월 넘게 아들을 집에서 돌봤지만 유치원비 20만원은 고스란히 청구됐다.

유치원에서는 온라인수업을 한다며 학습꾸러미와 동영상 링크를 보내왔다.

그래도 등원과 같은 쌍방향 수업 효과에 미치지 못했다.

원주에 사는 워킹맘 B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B씨는 최근까지 6세 딸을 사립유치원에 보내지 못했다.

지난달 원주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금주 들어 도교육청이 등원 수업을 확대했어도 B씨는 불안한 마음에 가정 보육을 이어갔다.

원비 17만원은 그대로 내야 했다.

B씨는 어차피 내년이면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에 유치원을 보내지 말까 고민하고 있다.

"아이는 '집콕' 신세, 온라인수업은 '실망'…유치원비가 아까워"
도내 많은 학부모가 지난 8월 한달가량 자녀를 유치원에 거의 등원시키지 못했지만 원비는 그대로 청구돼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가정 보육을 이어가면서 원비까지 부담하고, 온라인수업 수준은 불만족스럽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23일 "유치원은 원아 가정에서 내는 원비에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까지 받을 건데 우리 세금이 낭비되는 기분"이라고까지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사립유치원들은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원아 1명당 한 달에 교육비가 평균 47만원 드는데 30만원가량의 정부 지원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온라인수업을 진행하더라도 원아에게 드는 돈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유치원연합회 측은 최근 도교육청에 수업료 지원과 원비 감면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