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세종시의 지난달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패닉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 월별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세종시 주택 매매거래량은 2164건으로 집계됐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많았다.

'천도론' 세종시 8월 거래량 2012년 이후 최대
7월(1666건)과 비교해 29.9% 늘었다. 지난달 전국에서 전달 대비 주택 매매 거래량이 늘어난 지역은 세종시가 유일했다. 지난해 8월 385건 손바뀜한 것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다섯 배 이상 급증했다.

세종시 주택을 구입한 열 명 중 일 곱 명 이상이 세종 주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세종시 전체 매매거래 중 현지 주민이 사들인 비중은 72.3%(1565건)에 달했다. 7월 54.9%(1666건 중 914건)에 비해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정치권 안팎에서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불거지며 집값이 급등하자 현지 주민들이 추격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588만1000원으로, 1월(1159만6000원)보다 37%가량 급등했다. 전국 1위 상승률이다.

세종에선 1년 만에 집값이 두 배 이상 오른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고운동 가락마을 20단지(호반베르디움 5차) 전용면적 84㎡는 이달 들어 6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9월 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세종시 중촌동 가재마을 4단지(센트레빌) 전용 74㎡도 1년 만에 3억200만원 오른 5억8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세종시는 2024년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개통과 2022년 세종시 공동캠퍼스 완공 등 개발 호재로 집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었는데 천도론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더 몰렸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