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지주사인 GS가 10년 만에 시가총액이 3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정유와 건설, 유통업 등 GS그룹 사업구조의 핵심 기업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그룹 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25.45% 감소해 지난 22일 종가 기준 8조7931억원에 그쳤다. 10대 그룹 가운데 올해 GS그룹보다 낙폭이 컸던 곳은 경기민감 업종 계열사로 구성돼 있는 현대중공업그룹(31.87% 하락)뿐이다.

그룹 지주사인 GS 주가도 하락했다. GS는 지난달 이후 주가가 10.71% 하락하는 등 올 들어서 시총이 39.43% 감소했다. 10대 그룹의 103개 상장사 가운데 GS보다 올해 낙폭이 컸던 기업은 삼성엔지니어링(-45.31%)과 롯데쇼핑(42.58%)뿐이다.

GS는 그룹 내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정유기업 GS칼텍스의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 원유가격 급락 및 수요 위축이 겹치면서 GS칼텍스 실적 악화로 GS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3.3% 급감했다.

그룹 내 2, 3위인 GS리테일GS건설도 부진했다. GS리테일은 올 들어 17.83%, GS건설은 21.58% 하락했다. GS리테일은 코로나19 확산 초창기에는 편의점업종이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유통업종 대장주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실적 전망과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GS건설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4% 감소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GS는 2018년부터 정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GS칼텍스 주도로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약 8220억원을 투자했지만 내년까지 약 2조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GS건설은 상반기 신규 수주 잔액이 올해 연간 목표치의 22%에 불과하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