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환매를 재개할 예정이던 유럽계 자산운용사 H2O의 채권형 펀드 환매 재개가 다음달로 미뤄졌다.

H2O자산운용은 23일 지난달 말 환매를 중단한 알레그로, 멀티본드 등 7개 채권형 펀드의 환매를 다음달 13일부터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판매된 펀드는 2개다. H2O운용은 지난달 28일 4주 동안 펀드 환매를 중단하겠다고 고객들에게 통보했다. 기존 계획대로면 이달 말부터 실시해야 했던 환매가 다음달로 밀린 것이다.

H2O자산운용 펀드를 재간접 방식으로 담아 ‘키움 글로벌 얼터너티브’ 펀드로 판매한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이날 환매 계획을 밝혔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다음달 20일 수익자 총회를 열고 얼터너티브 펀드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계획”이라며 “얼터너티브 펀드 전체 순자산의 91.2~94.0%가량이 회수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두 곧장 환매하지는 않고 자산을 순차적으로 현금화해 투자자들에게 분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키움 얼터너티브 펀드는 지난 22일 기준으로 순자산 총액이 3587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6%의 자산이 환매 중단된 H2O자산운용의 멀티본드, 알레그로 펀드에 담겨 있다.

H2O자산운용의 채권형 펀드 환매 중단은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프랑스 금융당국인 금융시장청(AMF)은 H2O가 운용하는 알레그로, 멀티본드, 멀티스트래티지 등 3개 펀드가 현금화하기 어려운 비유동성 채권을 편입하고 있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환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환매 중단 후 자산을 분리해 유동화 가능 채권은 현금화하고, 거래가 어려운 채권은 새로 설정된 펀드로 이관해 환매 재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