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종전선언 꺼내든 문대통령…실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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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쟁점' 비핵화 해법 없이는 한계…방역협력체 제안도 주목
![다시 종전선언 꺼내든 문대통령…실현 가능성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PYH2020092300080001300_P2.jpg)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23일(미국 현지시간 22일)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다.
남북대화와 북미협상 모두 장기 교착에 빠져든 가운데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불씨를 살려내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다만 비핵화 협상이 공전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냉정한 분석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다시 종전선언 꺼내든 문대통령…실현 가능성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PCM20180907000260990_P2.jpg)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며 "그 시작은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북미협상이 멈춰선 시기에 문 대통령이 다시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을 두고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연설문에 이를 반영한 것은 지금이야말로 북한을 움직일 과감한 카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의 임기도 후반부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나 11월 미국 대선 이후 국제정세가 한층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소극적인 자세로 더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도 감지된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여정을 위한 '입구'라는 인식을 내비쳐 왔다.
대화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때는 종전선언을 통해 북한에 대화의 동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으로, 오랜 기간 대화가 중단된 지금 상황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도 엿보인다.
아울러 종전선언 카드가 북미협상의 급진전을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한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도 읽을 수 있다.
![다시 종전선언 꺼내든 문대통령…실현 가능성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PCM20180903000041990_P2.jpg)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런 구상이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종전선언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행동에 대한 '상응조치'로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북미협상이 멈춰선 가운데 미국이 종전선언에 동의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북미 간 이견을 좁히지 않고는 종전선언까지 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시 종전선언 꺼내든 문대통령…실현 가능성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PCM20200306000088990_P2.jpg)
이날 연설에서는 종전선언 외에도 남북과 중국, 일본, 몽골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이 역시 북한을 국제무대로 나오도록 유도해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생각이 담긴 제안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새로운 위협 속에 방역·보건 협력은 남북 모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호응해 올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동북아라는 지역 기반 다자협력체계에 북한을 편입시킬 경우 문 대통령이 올해 들어 계속 강조한 대로 '북미 협상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을 하는' 구조를 탄탄히 다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