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농산물 수요가 늘었고, 일부 작물은 산지별 출하 품목이 바뀌는 ‘출하 전환기’를 맞아 일시적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3일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종전 최고 기록이던 전일 195.47보다 2.02% 오른 199.43을 기록했다. 팜에어·한경이 KAPI지수를 산출한 3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제수용 과일값 천정부지…사과 148%, 포도 34%↑
팜에어·한경 KAPI지수는 농산물 가격 분석예측기업 팜에어가 작성하고 한국경제신문이 발표하는 국내 최초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농산물 가격 지수다. 국내 농산물 도소매시장에서 거래량과 대금을 기준으로 상위 22개 품목의 거래 가격을 ㎏ 단위로 표준화한 뒤 산출한다.

팜에어·한경 KAPI지수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도소매시장에서 지난주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사과였다. ㎏당 5069원으로 전주 대비 38.25%, 전년 동월 대비 148.38% 올랐다. 장마와 태풍으로 생산량이 하락한 데다 선물세트용 사과가 품귀 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상승했다.

제수용 과일값 천정부지…사과 148%, 포도 34%↑
사과에 이어 오이(2위)와 풋고추(3위)는 전주 대비 각각 19.31%, 18.53% 올랐다. 오이는 지난주 강원 홍천과 충남 천안 등 산지의 날씨가 좋지 않아 영향을 받았다. 여름 오이는 강원권에서, 가을 오이는 충청권에서 재배되는데 산지가 이동하며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늦여름과 초가을이 제철인 포도 가격도 전주 대비 14.01%, 전년 동기 대비 34.11% 올랐다. ㎏당 5560원을 기록했다. 올해 포도 농사는 흉작인 곳이 많다. 장마로 인해 나무가 수분을 많이 흡수해 당도가 떨어졌다. 익지 않은 포도도 전국에서 속출하며 생과보다 잼이나 주스용으로 빠지는 비율이 높아졌다.

전주 대비 가격이 내린 품목은 상추(-28%), 고구마(-26%), 양상추(-16%), 감자(-14%) 순이다. 상추는 최근 흐린 날이 적고 일조량이 많아 잘 자란 탓에 공급량이 늘었다. 고구마는 명절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산지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양상추는 배추 등 다른 장마 피해 작물보다 회복 속도가 빨라 가격이 떨어졌다.

배추 가격은 전주 대비 6.55% 하락한 ㎏당 1794원이었으나 전월 대비 52.34%,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8.96% 올랐다. 재배 면적과 재배 단수 모두 전년과 평년보다 감소한 데다 기상 여건 악화로 생육 부진과 병해에 시달리고 있다. 배추 가격은 준고랭지 등에서 출하가 늦어지며 당분간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수용 과일값 천정부지…사과 148%, 포도 34%↑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