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비대면으로 선물을 보내려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소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증가한 데다 ‘김영란법’ 선물 상한액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완화된 점, 돼지고기의 경우 독일산 수입이 전면 금지된 점 등이 가격 상승을 부추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선물·김영란법 완화…추석 한우값, 작년보다 24% 올라
24일 축산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를 1주일 앞둔 지난 23일 한우 등심 1㎏ 소비자 가격은 10만3933원이었다. 지난해 9월 5일(추석 연휴 1주일 전)에는 8만3771원이었다. 1년여 만에 추석 한우 가격이 24% 올랐다. 한우 1㎏ 도매가도 같은 기간 1만8750원에서 2만156원으로 7.5% 올랐다.

축산업계는 김영란법 선물 상한액이 완화된 이번 추석을 ‘대목’으로 여기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측은 “선물 상한액이 일시 완화된 것을 계기로 다양한 추석 한우선물세트가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한우가 2년 만에 명절 선물 판매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설까지는 홍삼,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이 선물세트 구매 순위 1위로 한우 앞에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 데이터를 보면 전체 선물세트에서 한우가 22.6%로 단연 1위”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가격도 뛰고 있다. 지난 23일 국산 삼겹살 1㎏ 소비자가는 2만3884원으로, 지난해 추석 때(2만58원)보다 23% 올랐다. 같은 기간 도매가도 올랐다. 이날 탕박(털을 벗긴 돼지고기) 1㎏ 도매가는 5139원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1주일 전(4754원) 대비 8%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 도매가는 최근 한 달 새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4513원)과 비교해서는 13.8% 올랐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명절을 앞둔 데다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이 전면 금지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10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독일에서의 돼지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국내 돼지고기 시장에서 독일산의 비중은 크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는 4만4900t(전체 수입량의 18%)으로, 미국(9만7200t·42.7%)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삼겹살은 국내 수입 물량의 절반을 독일산이 차지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