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학과 출신 재미동포 윤흥노 씨(75). 고려대 제공
고려대 의학과 출신 재미동포 윤흥노 씨(75). 고려대 제공
고려대를 졸업한 재미동포 의사가 모교에 은퇴자금 10억원을 기부했다.

27일 고려대는 의학과 출신 윤흥노 씨(75)가 고려대 국제재단을 통해 고려대 의료원에 87만달러(약 10억4000만원)을 기부약정했다고 밝혔다. 윤 씨는 고려대 64학번으로 1973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 줄곧 미국에서 의사생활을 해왔다. 1978년 워싱턴 DC 애너코스티아에서 병원을 설립해 4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윤 씨는 미국에서 한인 사회활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 지사장과 민족문제연구소 워싱턴 지부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미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반도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거나, 워싱턴 의회도서관에 보관된 미·일 외교문서와 같은 사료 발굴에도 힘써왔다.

윤 씨가 고려대에 기부한 87만달러는 그가 은퇴자금으로 평생을 모은 돈이다. 윤 씨는 “고려대에 빚을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늘 있었는데 어떻게 갚아야할까 생각하다가 인생을 정리하기 전에 미리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서운할 수도 있을텐데 아내가 흔쾌히 뜻을 같이해주고 조금이라도 빨리 기부하라고 권유해주어 감사하다”고 기부한 배경을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부약정식은 미주지역 고려대 졸업생들과의 화상 간담회로 대신 치러졌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모교와 후배들을 위해 어렵게 모은 은퇴자금을 기꺼이 기부해주신 윤 교우님의 뜻을 받들어 후학양성과 모교발전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윤 교우님께서 전해주신 정성은 고려대의료원이 첨단의학 기술을 연구하는데 귀하게 쓰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