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5일 SNS에 “전날 택배현장을 찾아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관련 법을 곧 만들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택배 물류시설 현장 점검 자리에서 생활물류법 통과를 언급했다. 그는 “(택배)분류 작업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등에 따른 여러 부수적 문제들이 있지만, 며칠 안에 조정될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법안을 조정하고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생활물류법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이 지난 6월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택배 사업에 등록제를 도입해 택배 사업자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운송사업 허가를 취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택배 시설·장비·영업점 등 일정 기준 이상을 갖춰야만 택배 사업을 할 수 있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쿠팡플렉스 등 개인이 보유한 운송수단을 활용하는 신개념 택배 사업이 법망 밖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경우 자칫 쿠팡플렉스 등이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처럼 금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택배업체와 택배 근로자, 배달 근로자, 화물업계 등 여러 단체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법 통과를 위해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택배업체들은 택배 기사를 ‘운전 종사자’와 ‘분류 종사자’로 나눠 별도로 구분시키도록 한 것 등을 들어 ‘발전법’이 아니라 ‘규제법’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택배 사업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부여한다”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해당 법안은 통과되지 못하고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활물류법과 같이 영업을 제한하는 형태의 규제 법안은 소비자와 서비스 공급자 모두에게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