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브리핑]은 각 정당이 주목한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공식 입장을 냈는지 살펴봅니다. 때로 화제가 되고 때로는 이슈 몰이에 실패한 정당의 말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매일 아침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민주당 "김정은의 직접 사과, 이전과는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5일 총 4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북한의 우리 측 민간인 피살 사태에 대한 내용 1건 △정기국회에 대한 내용 1건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한 내용 1건 △북한의 통지문에 대한 내용 1건 등이었습니다.

민주당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과를 했다며 유족들에게는 유감을 표하면서도 환영의 메시지를 냈는데요. 다음은 민주당 논평입니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 : 어떤 이유로도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당은 북한군의 행위에 대하여 규탄합니다. 오늘 김정은 위원장이 통지문을 통해 민간인 피살 사건과 관련해 우리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청와대는 앞서 북한에 진상규명과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한 즉각적인 답변과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사과는 이전과는 다른 경우여서 주목합니다. 북한에서는 통지문에 이어 우리 국민들이 신뢰할 수준까지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발표 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어업 지도 공무원 A씨가 북측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등의 유감표명이 담긴 북측의 통지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어업 지도 공무원 A씨가 북측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등의 유감표명이 담긴 북측의 통지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통지문 한 장으로 '피살 사태' 덮으려는가"

국민의힘은 같은 날 총 11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민간인 피살 사태에 대한 내용 6건 △문재인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에 대한 내용 2건 △북한의 통지문에 대한 내용 2건 △민간인 피살 사태서 나오는 여권 인사들의 발언에 대한 내용 1건 등이었습니다.

무려 11건의 논평을 낸 가운데 조금씩 결은 다르지만 모두 민간인 피살 사태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다음은 국민의힘 논평입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 : 북한이 통지문을 보내자마자 청와대에서 그간 오간 친서까지 난데없이 공개했다. 우리 국민이 무참히 짓밟힌 초유의 사태를 친서 한 장, 통지문 한 통으로 애써 덮고 '실수'였다고 편들어주려는 것인가.

게다가 안보의 최일선에 있어야 할 국가안보실장이 북측 통지문을 대신 읽는 것도 모자라 친서까지 공개했다. 본인의 직분이 무엇인지 망각한 몰지각한 처사이다. 국민적 분노와 유가족의 슬픔을 생각한다면 이럴 수 없다. 북한의 사과는 너무나 미흡했고 국민들은 분노와 답답함에 괴로워한다.

우리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은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아 총살과 화형으로 되돌아왔다. 고작 친서 한 장에 담긴 귀 간지러운 몇 마디에 취했다가 국민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안부 편지는 필요 없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이 담긴 진심 어린 친서를 받아 오기 바란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지난 25일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사진=뉴스1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지난 25일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사진=뉴스1

정의당 "북한, 사과한 것은 그나마 다행"

정의당은 총 1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민간인 피살 사태를 일으킨 북한을 비판했는데요. 사과한 것을 두고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음은 정의당 논평입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오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지 않고 입장을 낸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만행은 규탄받아 마땅합니다.

정부는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관한 중대한 사안인 만큼 책임 있게 진상을 규명하길 촉구합니다. 우리 국민이 피랍된 것이 예측됨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따름입니다. 한편 이 같은 비극을 다시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정의당은 평화 공동 번영을 위한 노력에 힘쓸 것을 말씀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경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文 정부, 국민의 생명 값을 얼마로 가늠하고 있는가"

국민의당은 총 5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북한의 민간인 피살에 대한 내용 2건 △문재인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에 대한 내용 1건 △이스타항공 논란에 휩싸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에 대한 내용 1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늦장 보고 비판에 대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옹호와 관련한 내용 1건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 : 국민의 생명 값을 얼마로 가늠하고 있는지 정부에게 묻고 싶다. 북한군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저항할 의사도 없는 우리 국민을 총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일이 발생했으나 자국민이 불에 태워져 바다에 던져질 때까지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지켜만 봤던 군의 한심한 작태에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

무장하지도 않은 선량한 민간인을 사살하고 시신까지도 불에 태운 북한의 만행도 끔찍하지만, 북한의 만행을 보고받고도, 비난은커녕 공허한 평화를 담은 메시지를 거두지 않은 이 나라 수장의 망국적 행태가 더 끔찍하여 그간 억눌러왔던 우리 국민의 분노와 치욕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32시간을 무심히 보낼 정도로 무참히 살해당한 국민의 죽음보다 중요한 일이 그 무엇이 있나. 자신들을 향한 비판을 면하기 위하여 국가를 위해 일해 온 국민을 월북자로 둘러치기하고 그 죽음까지도 경히 여기는 정부는 무능을 넘어 치졸하기까지 하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