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조치"…수험생 "진학 신청 어려워져" 발동동
하루 전 취소된 미국대입시험…국제학교는 대체 없다고만 안내
인천에 있는 한 국제학교가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일정을 시험 하루 전 취소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학교 측이 대체 시험조차 마련하지 않아 미국 대학과 국내 일부 대학 진학 신청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입장이다.

27일 인천 A 국제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는 이달 25일 본교 홈페이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안전 문제로 다음날인 26일과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SAT 시험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26일 응시자는 167명으로 이 중 125명은 이 학교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SAT 시험은 전국적으로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 등 17곳에서 같은 날 동시에 치러지며 26일 시험을 취소한 학교는 A 국제학교와 경남 지역 B 외국인학교 등 2곳이다.

수험생 학부모들은 최근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이달 초보다 줄고 있는 상황에서 시험일 하루 전에 일정 취소를 공지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게다가 B 외국인학교는 대체 시험을 하겠다고 안내했으나 A 국제학교는 공지를 통해 학교 측에 문의를 자제해달라면서 "추가 시험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진학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A 국제학교를 비판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해당 공지를 확인하지 못한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시험 예정일인 26일 전날에 제주도 등 지방에서 인천으로 와 숙소에서 지내고 시험을 보러 해당 학교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고3 수험생의 어머니 C(41)씨는 "올해 코로나19로 SAT 시험 일정이 여러 차례 취소되면서 대부분 시험이 마감돼 어렵게 이번 시험에 응시했다"며 "이번 시험이 취소되면서 다음 달 미국 대학뿐만 아니라 국내 일부 대학 진학 신청이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A 국제학교 측은 "재학생들은 하루 여러 차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나 국내 여러 곳에서 오는 많은 외부 학생을 대상으로는 조치가 어려워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며 "학생과 시험감독관의 안전을 위해 시험 주최 기관과 협의를 했으나 어떠한 요청이나 응답을 받지 못해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대학 가운데 사립 80%, 공립·주립 60%는 진학 신청 시 SAT 점수를 필수가 아닌 '옵션'으로 하고 있다"며 "SAT 점수 없이도 신청할 수 있는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