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法 개정 나흘 만에…두타 상인 "월세 깎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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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임차료 인하 청구권 행사…비슷한 요구 잇따를 듯
상인 "코로나에 매출 90% 급감"
10개월치 임차료 절반 감면 요구
두산 측 "2월 선제적으로 인하"
법조계 "사회적 갈등 비용 커져
임대인-임차인 간 합의 없으면
1심에만 2년 가까이 걸릴 것"
상인 "코로나에 매출 90% 급감"
10개월치 임차료 절반 감면 요구
두산 측 "2월 선제적으로 인하"
법조계 "사회적 갈등 비용 커져
임대인-임차인 간 합의 없으면
1심에만 2년 가까이 걸릴 것"
서울 중구 동대문 인근 두산타워(두타몰) 상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며 건물주인 두산타워를 상대로 임차료 인하를 요구하는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감염병 사태가 터지면 임차인이 건물주에게 월세 감액을 요구할 수 있도록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임법)이 지난 24일 개정된 이후 4일 만에 나온 첫 사례다. 법조계에서는 비슷한 상황에 처한 상인들이 대부분인 만큼 앞으로 청구권 행사가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의 차임감액청구권 행사는 24일 개정된 상임법에 근거한다. 과거에는 상가 임차인이 ‘경제 사정이 변동할 경우’에 한해 임대료 감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개정안은 ‘감염병 예방법에 따른 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이를 구체화했다.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에 해당한다.
비대위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겨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동대문 상권 특성상 매출액이 80~90%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두타몰에서 22년째 가방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정현 상인회 비대위 총무는 “한 달 매출이 200만원이 안 되는데 월세로 1000만원이 나가고 있다”며 “위약금 때문에 점포를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은 지난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10개월치 임차료 50% 감면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행 법률과 시행령 규정상 증액 요구는 5%까지 가능하지만, 감액청구 시 별도 하한은 없다.
임대인인 두산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2월부터 선제적으로 임대료를 20~30% 인하했고 3~4월에는 50%까지 감면해줬다”며 “대부분의 상인은 회사 제안을 수용했으나 7명만 거부하고 있으며 내용증명이 오면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은 이날 임대인인 두산타워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먼저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료를 얼마나 깎을지 등에 원만하게 합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장 임대인들은 ‘임차인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임대인도 어렵다’, ‘임대인에게만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을 시도할 수 있다. 분쟁조정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30명 이하의 조정위원으로 구성된다. 6년 이상 경력의 판사, 검사, 공인회계사, 상가건물임대차 분쟁 관련 상담 경력자 등이 조정위원으로 참여하며 조정절차는 최대 90일 이내 마무리된다. 하지만 실제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는 10건 중 1~2건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민사 재판을 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1심에서만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적, 금전적 소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판례도 감액청구권에 소극적이다. 울산공항 음식점 임차인들이 외환위기로 인한 여객청사 이용객의 급격한 감소 등을 이유로 임차료 감액 청구를 한 소송이 대표적인 예다.
2004년 당시 대법원은 “임차한 원고들의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어도 이는 경영예측과 투자 실패이기 때문에 원고들 스스로가 감수해야 한다”며 임대인의 손을 들어줬다.
■ 차임감액청구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월세 감액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지난 24일 개정된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대료 증감 청구가 가능한 요건을 기존 ‘경제사정의 변동’에서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수정했다.
김남영/남정민 기자 nykim@hankyung.com
“10개월치 임대료 절반 내려라”
두산타워 입주상인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서울시청 앞에서 진보당 서울시당,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맘상모)과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법 개정안 도입 이후 처음으로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한다”고 밝혔다.비대위의 차임감액청구권 행사는 24일 개정된 상임법에 근거한다. 과거에는 상가 임차인이 ‘경제 사정이 변동할 경우’에 한해 임대료 감면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개정안은 ‘감염병 예방법에 따른 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이를 구체화했다.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에 해당한다.
비대위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겨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동대문 상권 특성상 매출액이 80~90%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두타몰에서 22년째 가방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정현 상인회 비대위 총무는 “한 달 매출이 200만원이 안 되는데 월세로 1000만원이 나가고 있다”며 “위약금 때문에 점포를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은 지난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10개월치 임차료 50% 감면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행 법률과 시행령 규정상 증액 요구는 5%까지 가능하지만, 감액청구 시 별도 하한은 없다.
임대인인 두산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2월부터 선제적으로 임대료를 20~30% 인하했고 3~4월에는 50%까지 감면해줬다”며 “대부분의 상인은 회사 제안을 수용했으나 7명만 거부하고 있으며 내용증명이 오면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은 이날 임대인인 두산타워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재판에만 수년 걸릴 수도”
코로나19 사태로 감액청구권 행사가 늘어나겠지만 당장 실효성을 갖기 어려울 전망이다. 임대인이 감액청구권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는 강제성이 없어 장기간 법정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먼저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료를 얼마나 깎을지 등에 원만하게 합의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장 임대인들은 ‘임차인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임대인도 어렵다’, ‘임대인에게만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을 시도할 수 있다. 분쟁조정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30명 이하의 조정위원으로 구성된다. 6년 이상 경력의 판사, 검사, 공인회계사, 상가건물임대차 분쟁 관련 상담 경력자 등이 조정위원으로 참여하며 조정절차는 최대 90일 이내 마무리된다. 하지만 실제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는 10건 중 1~2건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민사 재판을 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1심에서만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적, 금전적 소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판례도 감액청구권에 소극적이다. 울산공항 음식점 임차인들이 외환위기로 인한 여객청사 이용객의 급격한 감소 등을 이유로 임차료 감액 청구를 한 소송이 대표적인 예다.
2004년 당시 대법원은 “임차한 원고들의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어도 이는 경영예측과 투자 실패이기 때문에 원고들 스스로가 감수해야 한다”며 임대인의 손을 들어줬다.
■ 차임감액청구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월세 감액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지난 24일 개정된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대료 증감 청구가 가능한 요건을 기존 ‘경제사정의 변동’에서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수정했다.
김남영/남정민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