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부 협박에…탈북민 인적사항·전화번호 수집해 월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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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인적사항·전화번호까지 수집
재판부 "자유민주적 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
"협박성 회유 있었던 점은 참작"
재판부 "자유민주적 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
"협박성 회유 있었던 점은 참작"
국내 대기업 검색자료, 탈북민들의 인적사항·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보유한 채 또다시 월북을 시도한 탈북민이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탈북민 A(48)씨가 북한 보위부로부터 협박성 회유를 받고 어쩔 수 없이 월북을 감행했다는 게 이유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잠입·탈출) 혐의로 기소된 탈북민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1년 2월 경제적 어려움으로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해, 같은 해 6월 국내로 입국해 생활해 왔다. 그러던 중 2년 뒤부터 A씨는 북한 보위부로부터 "가족이 무사하길 원하면 북한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을 계속 받고 2014년 3월 월북 계획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다른 탈북민에 관한 정보수집 등을 요구한 보위부에게 A씨는 협조했으며, 국내 대기업 관련 검색자료, 다른 탈북민들의 인적사항·전화번호 등을 보위부에 전달할 계획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보위부가 요구한 '충성금액'이 5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돈이 부족했던 A씨는 북한행을 포기했다. 이후 이미 중국에 도착했던 A씨는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재판부는 기본적으로 A씨의 행위가 유죄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행위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나이, 경력, 사회적 지위·지식 정도, 북한으로 탈출 예비 경위 등에 비춰 북한으로 돌아가면 북한 체제유지나 대남공작에 이용되고 그 구성원과 회합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용인하고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통신하고 북한으로의 탈출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협박성 회유를 받고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과 안전에 끼친 실질적 해악이 아주 큰 것으로 보이지 않고 탈출 시도에 그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잠입·탈출) 혐의로 기소된 탈북민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1년 2월 경제적 어려움으로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해, 같은 해 6월 국내로 입국해 생활해 왔다. 그러던 중 2년 뒤부터 A씨는 북한 보위부로부터 "가족이 무사하길 원하면 북한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을 계속 받고 2014년 3월 월북 계획을 세웠다.
그 과정에서 다른 탈북민에 관한 정보수집 등을 요구한 보위부에게 A씨는 협조했으며, 국내 대기업 관련 검색자료, 다른 탈북민들의 인적사항·전화번호 등을 보위부에 전달할 계획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보위부가 요구한 '충성금액'이 5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돈이 부족했던 A씨는 북한행을 포기했다. 이후 이미 중국에 도착했던 A씨는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재판부는 기본적으로 A씨의 행위가 유죄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행위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나이, 경력, 사회적 지위·지식 정도, 북한으로 탈출 예비 경위 등에 비춰 북한으로 돌아가면 북한 체제유지나 대남공작에 이용되고 그 구성원과 회합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용인하고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통신하고 북한으로의 탈출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협박성 회유를 받고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과 안전에 끼친 실질적 해악이 아주 큰 것으로 보이지 않고 탈출 시도에 그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