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미 증시는 내년에도 강세장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는 2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재선하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든 관계없이 내년 미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겔 교수는 가장 큰 이유로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미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친 결과 시중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75년 동안 유례없던 규모로 엄청난 돈이 풀려 있다. 그는 이를 ‘유동성 폭발’이라고 표현했다. 이 상태에서 내년에 코로나19 사태가 확실히 안정화하면 넘쳐나는 유동성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그는 분석했다.

노동 생산성 향상도 기대 요인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미 기업들은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시겔 교수는 결국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며 주가 상승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겔 교수는 주식 장기보유가 최고의 투자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증시 낙관론자다. 그의 저서인 ‘주식에 장기투자하라’는 주식투자에 있어 고전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겔 교수는 지금부터 대선까지 한달여 동안 미 증시가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추가 경기부양책이 아직도 구체화되지 않은 데다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이기 때문이다.

미 월스트리트에서는 대선 결과와 경제의 관련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법인세율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정책 예찬론자인 등 두 후보는 상반된 경제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와는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