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과식 주의해야…과일은 단단한 게 좋아
명절에는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푸짐한 식사를 하는 만큼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들은 당뇨 환자들이다. 과식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기 때문이다. 식사할 때는 밥, 튀김, 국수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재가열할 때는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해 기름기를 제거한 뒤 먹으면 도움이 된다. 아울러 과식을 피하기 위해 작은 그릇을 사용해 식사하는 것도 권장한다.과일을 먹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의 과일 1회 적정 섭취량은 사과 반쪽, 배 3분의 1쪽 정도다. 당이 높지 않은 과일 위주로 먹는 것이 좋으며, 백도복숭아·수박·바나나 같이 부드러운 과일보다는 사과·배·천도복숭아·개구리참외·참다래처럼 단단한 과일을 먹는 게 좋다. 단단한 과육을 가진 과일은 섬유질을 이루는 세포 조직이 촘촘해 인체 내에서 소화·흡수가 천천히 된다. 따라서 혈당 지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반면 부드러운 과일은 소화·흡수 속도가 빠르다 보니 혈당 역시 급격하게 오른다. 같은 이유로 당뇨병 환자는 과일을 주스 또는 즙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상열 경희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과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혈당이 높아지기 쉽다"며"가능한 일정량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꼭꼭 씹어 천천히 식사하며 과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번 깨진 생체리듬은 회복하는 데 몇 배의 시간이 걸리므로 명절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평소 실천하던 대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령대 따라 필요한 간식 달라…노인은 단백질·식이섬유, 아이는 영양소
장시간 가족들이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간식거리를 찾게 된다. 이때 연령대에 따라 간식의 종류를 달리하는 것이 좋다. 급격한 신체 발육이 일어나는 어린이에게는 충분한 영양소 공급을 위해 패스트푸드보다는 칼슘과 칼륨을 보강해주는 우유, 요거트, 고구마, 감자, 과일, 채소류를 간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소화 및 저장 기능 저하로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의 양이 적은 노인에게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이 간식으로 좋다. 단백질이 풍부한 제품으로는 우유·치즈 등이, 식이섬유가 풍부한 간식으로는 감자·고구마 등이 있다. 견과류는 한 줌 정도가 적당하며 단맛이 강한 과일은 혈당 상승 위험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김선영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간식을 통해 과식 및 폭식을 방지할 수 있고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며 "이때 적절한 간식의 종류와 섭취 시간, 섭취량 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열량·저영양 간식은 소화불량이나 비만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너무 잦은 간식 섭취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TV·유튜브 시청은 앉아서…식후에는 30분 산책을
특별한 외출 계획 없이 TV·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청 등으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면 척추와 소화기 건강에 신경 써야겠다. 시청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편한 자세를 찾으며 엎드리게 되는데, 엎드린 자세는 엉덩이와 등뼈가 위로 솟아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는 가장 좋은 자세는 가슴과 등을 활짝 펴고 턱을 가슴 쪽으로 바짝 당겨 척추 전체를 꼿꼿이 세우는 자세다. 아울러 최소 한 시간에 한 번씩 목, 어깨, 허리를 스트레칭해 근육에 쌓인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전진만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부적절한 자세가 장시간 지속되면 몸과 어깨가 뻣뻣해지기 쉽다"며 "엎드리는 것보다 똑바로 눕는 것이 좋고 옆으로 눕는 자세가 편하다면 무릎 사이에 베개나 쿠션을 끼는 것이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어 눕게 되더라도 가급적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데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그 이전에 눕게 되면 위산을 포함해 위 안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재영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사 후에는 설거지나 집안일을 하면서 30분 정도 서서 움직이거나 가볍게 산책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식후 눕는 습관 이외에도 과식과 과음 또한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고 역류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