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30…공화당 '코끼리' 민주당 '당나귀'의 비밀 [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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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의 너의이름은 (41)
당나귀·코끼리 모두 상대방 견제에서 비롯
민주당 첫 美대통령 앤드루 잭슨 '서민정치' 표방
만평 이후 '공화당=코끼리' 공식 이어져 상징으로
당나귀·코끼리 모두 상대방 견제에서 비롯
민주당 첫 美대통령 앤드루 잭슨 '서민정치' 표방
만평 이후 '공화당=코끼리' 공식 이어져 상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예상외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긴즈버그 전 미국 대법관 후임 지명을 놓고 대립이 격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시 불복까지 시사한 바 있다.
미국 200년 역사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체제로 꾸려져왔다. 3당이 있긴 했지만 미국 대통령은 두 당에서만 배출됐다. 때문에 두 당의 역사는 전통을 자랑하면서도 '대립의 역사'로 평가받는다.
외신을 통해 접하는 미국 대선 소식에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그림이 있다. 공화당의 로고 코끼리와 민주당의 로고 당나귀다. 미국을 상징하는 색깔인 빨강과 남색은 공통으로 쓰였지만 상징 동물은 다른 게 눈에 띈다. 여기엔 무슨 사연이 숨어 있을까.
선거 슬로건은 '국민이 미국을 통치하게 하라(Let the people rule)'였다. 엘리트들이 가득했던 기존 정치권에 '서민 정치'를 표방한 첫 슬로건이었던 셈이다.
잭슨의 인기가 치솟자 공화당은 위기감을 느끼고 잭슨의 이름을 비꼬아 '잭애스(Jackass·멍청이 또는 수컷 당나귀를 의미)'라고 비하했다. 잭슨을 당나귀로 묘사하고 비방한 그림까지 미국 전역에 배포했다.
하지만 잭슨은 공화당의 공세에 휘말리지 않고 위트로 화답했다. "당나귀는 근면하고 성실한 동물"이라고 받아쳤다. 결국 잭슨은 대선에서 승리해 미국 7대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이 배출한 첫 대통령이었다. 이후 민주당은 당나귀가 승리와 행운을 가져다 준 동물이라고 여겨 아예 당의 상징으로 삼았다. 반면 공화당은 어리석고 고집이 세면서 우스꽝스러운 동물이라고 공격했다.
네스트는 1874년 3선 출마가 유력시되던 율리시즈 그란트 대통령을 비난하며 공화당 지지자들을 허우적거리는 코끼리로 묘사했다. 코끼리가 사자 탈을 뒤집어 쓴 당나귀를 피하려다 구덩이에 빠지는 모습이었다. 이때의 당나귀는 민주당을 지지한 언론을 의미했다.
다양한 동물이 만평에 등장했지만 코끼리는 처음이었다. 이후 다른 매체에서도 공화당을 코끼리로 그린 만평들이 쏟아져 나왔고 자연스레 공화당의 상징 동물로 자리 잡았다. 민주당이 당나귀에 대해 그랬듯 공화당 역시 "코끼리는 위엄있고 점잖으면서도 힘까지 갖춘 동물"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미국에선 대선을 앞두고 대도시 번화가에서 각 정당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코끼리(공화당)와 당나귀(민주당) 탈을 쓰고 정치 의사를 표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물을 상징하는 액세서리를 착용하거나 문신 등으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코로나19가 덮친 올해는 그런 모습을 보긴 힘들 전망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미국 200년 역사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체제로 꾸려져왔다. 3당이 있긴 했지만 미국 대통령은 두 당에서만 배출됐다. 때문에 두 당의 역사는 전통을 자랑하면서도 '대립의 역사'로 평가받는다.
외신을 통해 접하는 미국 대선 소식에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그림이 있다. 공화당의 로고 코끼리와 민주당의 로고 당나귀다. 미국을 상징하는 색깔인 빨강과 남색은 공통으로 쓰였지만 상징 동물은 다른 게 눈에 띈다. 여기엔 무슨 사연이 숨어 있을까.
'당나귀' 민주당 첫 미국 대통령 잭슨 이름에서 기원
코끼리와 당나귀가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을 상징하게 된 건 190여년 전이다. 182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앤드루 잭슨 후보가 출마했다. 당시 민주당은 잭슨의 지지자들이 민주공화당에서 나와 만들었다. 그는 미국 남부 테네시 출신으로 세련된 도시인보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옆집 아저씨 같은 이미지로 표심을 자극했다. 평범한 집안 출신이었던 잭슨에게 당시 미국 국민들은 열광했다.선거 슬로건은 '국민이 미국을 통치하게 하라(Let the people rule)'였다. 엘리트들이 가득했던 기존 정치권에 '서민 정치'를 표방한 첫 슬로건이었던 셈이다.
잭슨의 인기가 치솟자 공화당은 위기감을 느끼고 잭슨의 이름을 비꼬아 '잭애스(Jackass·멍청이 또는 수컷 당나귀를 의미)'라고 비하했다. 잭슨을 당나귀로 묘사하고 비방한 그림까지 미국 전역에 배포했다.
하지만 잭슨은 공화당의 공세에 휘말리지 않고 위트로 화답했다. "당나귀는 근면하고 성실한 동물"이라고 받아쳤다. 결국 잭슨은 대선에서 승리해 미국 7대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이 배출한 첫 대통령이었다. 이후 민주당은 당나귀가 승리와 행운을 가져다 준 동물이라고 여겨 아예 당의 상징으로 삼았다. 반면 공화당은 어리석고 고집이 세면서 우스꽝스러운 동물이라고 공격했다.
'코끼리' 만평에서 시작
공화당의 코끼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시사만화가로 꼽히는 토마스 네스트의 만평이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는 1862년부터 1886년까지 '하퍼스 위클리(Harpers Weekly)'라는 주간지에 정치 풍자 만평을 게재했다. 당시 미국 신문들은 정치 상황을 주로 동물에 비유했다. 사자 곰 여우 물고기 개 양 비버 등 종류도 다양했다.네스트는 1874년 3선 출마가 유력시되던 율리시즈 그란트 대통령을 비난하며 공화당 지지자들을 허우적거리는 코끼리로 묘사했다. 코끼리가 사자 탈을 뒤집어 쓴 당나귀를 피하려다 구덩이에 빠지는 모습이었다. 이때의 당나귀는 민주당을 지지한 언론을 의미했다.
다양한 동물이 만평에 등장했지만 코끼리는 처음이었다. 이후 다른 매체에서도 공화당을 코끼리로 그린 만평들이 쏟아져 나왔고 자연스레 공화당의 상징 동물로 자리 잡았다. 민주당이 당나귀에 대해 그랬듯 공화당 역시 "코끼리는 위엄있고 점잖으면서도 힘까지 갖춘 동물"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미국에선 대선을 앞두고 대도시 번화가에서 각 정당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코끼리(공화당)와 당나귀(민주당) 탈을 쓰고 정치 의사를 표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물을 상징하는 액세서리를 착용하거나 문신 등으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코로나19가 덮친 올해는 그런 모습을 보긴 힘들 전망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