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절반 구글 통행세로 낼 판"…웹툰·음원 콘텐츠가격 상승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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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만 부과하던 '30% 수수료' 모든 콘텐츠로 확대
'앱마켓 공룡'들의 갑질
"구글플레이 결제시스템만 써라"
年 결제액 6조, 시장점유율 63%
국내 모바일 생태계 전멸 위기
IT·스타트업 '부글부글'
30% 수수료 적용한 애플처럼
네이버웹툰·멜론 음원·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가격 인상 불가피
'앱마켓 공룡'들의 갑질
"구글플레이 결제시스템만 써라"
年 결제액 6조, 시장점유율 63%
국내 모바일 생태계 전멸 위기
IT·스타트업 '부글부글'
30% 수수료 적용한 애플처럼
네이버웹툰·멜론 음원·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가격 인상 불가피
음원, 영상, 웹툰 등 구글 앱 장터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콘텐츠 가격이 내년부터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구글이 자사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판매되는 모든 콘텐츠에 수수료 30%를 강제하면서다. 정부가 관련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나섰지만 국내 법 적용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이날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구글플레이의 결제와 보안 시스템 덕분에 한국의 많은 앱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며 “늘어난 수수료는 글로벌 디지털 앱 생태계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이 국내에서 유통하는 앱의 99%는 이번 결정과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디지털 콘텐츠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쿠팡이나 마켓컬리처럼 디지털 콘텐츠가 아닌 상품을 판매하는 앱은 구글의 결제 방식을 따를 필요가 없다. 게임 개발사는 이미 구글 결제 시스템을 쓰고 있다. 하지만 게임 외 음원, 동영상,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관련 앱 개발사들은 수수료 30%를 피하기 위해 대부분 외부 결제 방식을 적용해왔다. 앞으로는 이런 앱 개발사들도 구글에 수수료 30%를 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관련 콘텐츠의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수료가 증가한 만큼 콘텐츠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 동일한 디지털 상품이라도 애플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구글플레이보다 비싸다. 애플은 이전부터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수수료 30%를 부과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의 이용료(무제한 듣기 기준)는 구글플레이에서 결제하면 1만1400원이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선 1만5000원이다. 네이버웹툰의 콘텐츠 비용도 구글플레이에서는 쿠키(가상화폐) 한 개당 100원인 반면 앱스토어에서는 120원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페이지, 웨이브, 유튜브 프리미엄 등 다른 디지털 콘텐츠 가격도 애플이 더 비싸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결제 방식이 적용되면 적어도 앱스토어 판매 가격만큼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회원사인 인터넷기업협회와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달 “강제적인 구글 인앱 결제의 위법 여부를 검토해 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방통위는 이날 구글의 결제 방식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의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앱 사업자와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글의 이번 조치에 따른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내 콘텐츠 업체를 대상으로 관련 실태 조사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구글을 제재하는 것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로펌의 IT 전문 변호사는 “국내 앱 장터에서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 사업자인지 증명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애플과 달리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선 앱 개발사가 구글플레이 외에도 다른 앱 장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치카 총괄이 이날 “한국에서 제작하는 디바이스(스마트폰)의 85%는 두 개 이상 앱 장터를 탑재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이날 한국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며 1억달러(약 1169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국내 웹툰, 웹소설, 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의 마케팅 등을 도울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결제 방식 변경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한 ‘업계 달래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완/구민기 기자 kjwan@hankyung.com
“모든 앱에 30% 수수료 부과”
구글은 2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내년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유통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 앱에 구글의 결제 방식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새로 등록되는 앱은 내년 1월 20일, 기존 등록 앱은 내년 10월 1일부터 이를 따라야 한다. 그동안 게임 앱에만 수수료 30%를 강제해왔는데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글에서 앱을 유통하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는 앱에서 발생하는 모든 결제 건에 30%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이날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구글플레이의 결제와 보안 시스템 덕분에 한국의 많은 앱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며 “늘어난 수수료는 글로벌 디지털 앱 생태계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이 국내에서 유통하는 앱의 99%는 이번 결정과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디지털 콘텐츠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쿠팡이나 마켓컬리처럼 디지털 콘텐츠가 아닌 상품을 판매하는 앱은 구글의 결제 방식을 따를 필요가 없다. 게임 개발사는 이미 구글 결제 시스템을 쓰고 있다. 하지만 게임 외 음원, 동영상,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관련 앱 개발사들은 수수료 30%를 피하기 위해 대부분 외부 결제 방식을 적용해왔다. 앞으로는 이런 앱 개발사들도 구글에 수수료 30%를 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관련 콘텐츠의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수료가 증가한 만큼 콘텐츠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 동일한 디지털 상품이라도 애플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구글플레이보다 비싸다. 애플은 이전부터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수수료 30%를 부과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의 이용료(무제한 듣기 기준)는 구글플레이에서 결제하면 1만1400원이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선 1만5000원이다. 네이버웹툰의 콘텐츠 비용도 구글플레이에서는 쿠키(가상화폐) 한 개당 100원인 반면 앱스토어에서는 120원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페이지, 웨이브, 유튜브 프리미엄 등 다른 디지털 콘텐츠 가격도 애플이 더 비싸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결제 방식이 적용되면 적어도 앱스토어 판매 가격만큼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스타트업업계에 ‘직격탄’
국내 스타트업업계에서는 수수료 비용 부담이 커지고, 상품 가격 상승으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구글의 수수료 방침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구글플레이 점유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글 앱 장터에서 발생한 결제액은 5조9996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이 63.4%에 달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수수료 30%는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라며 “판매 비용을 처음부터 높게 책정할 수 없는 신규 창업자들이 창업 기회를 잃게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네이버, 카카오 등이 회원사인 인터넷기업협회와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달 “강제적인 구글 인앱 결제의 위법 여부를 검토해 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방통위는 이날 구글의 결제 방식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의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앱 사업자와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글의 이번 조치에 따른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내 콘텐츠 업체를 대상으로 관련 실태 조사에 나섰다.
정부가 해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정부에서 마땅히 내놓을 해결책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서다. 역외 사업자는 국내 법 적용이 쉽지 않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도 구글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구글을 제재하는 것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로펌의 IT 전문 변호사는 “국내 앱 장터에서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 사업자인지 증명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애플과 달리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선 앱 개발사가 구글플레이 외에도 다른 앱 장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치카 총괄이 이날 “한국에서 제작하는 디바이스(스마트폰)의 85%는 두 개 이상 앱 장터를 탑재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이날 한국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며 1억달러(약 1169억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국내 웹툰, 웹소설, 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앱 개발사의 마케팅 등을 도울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결제 방식 변경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한 ‘업계 달래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완/구민기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