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살 명령' 감청하고 40분 무대응…골든타임 놓쳤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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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박에 발견된 시점부터 무선 감청
북한군-A씨 상당히 근거리서 대화 오간 듯
군, 대북 감청 활동 노출 막기 위해 대기했다는 입장
북한군-A씨 상당히 근거리서 대화 오간 듯
군, 대북 감청 활동 노출 막기 위해 대기했다는 입장
![북한 해상에서 총격을 맞고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지난 27일 전남 목포 국가어업지도선 전용부두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01.23923474.1.jpg)
북한 선박에 발견된 시점부터 무선 감청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군은 A씨가 서해 등산곶 인근에서 북한 선박에 발견된 시점인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 전부터 북한군들의 교신 내용을 무선 감청했다.북한군과 A씨의 대화는 상당히 근거리에서 대화가 오간 것으로 파악된다. A씨가 80m 밖에서 '대한민국 아무개'라고만 얼버무렸다는 내용의 북측 통지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군은 판단 중이다.
북한군은 A씨의 구조 여부를 본인들끼리 상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A씨를 밧줄로 묶어 육지로 '예인'하려고 하다 해상에서 '분실'한 후 2시간 만에 그를 다시 찾았던 정황상 당시로선 구조 의도가 비교적 뚜렷해 보였다는 것이다.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ZA.23942710.1.jpg)
22일 오후 9시 상황 급박하게 돌아갔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 것은 같은 날 오후 9시를 넘어서다. 북한군 상부와 현장 지휘관이 돌연 '설왕설래'했다는 것이다.북한 해군사령부를 통해 "사살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자 대위급 정장이 "다시 묻겠습니다. 사살하라고요? 정말입니까?"라고 되물었고 9시40분께 현장에서 "사살했다"는 보고가 윗선에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살 명령 이후 40여분이 지나서 결과 보고가 이루어졌지만 그 사이에 군이나 정부 차원에서 별다른 대응이 없었던 셈이다.
당국은 "조각조각 모인 첩보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사살' 등의 키워드는 단시간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이 보다 기민하게 대처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사살이라는 단어가 오가는 것을 감청했음에도 이를 실시간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기능을 전혀 못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8일 해군과 해경이 북한에서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시신을 수색하던 중 발견한 오탁방지망 추정 플라스틱 물체.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9/ZA.23933530.1.jpg)